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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공연] 연극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2016.03.09 ~ 2016.04.03

!! 연극 !! 만 13세 이상//20160403제작 !! 개봉// 출연 :

내용 평점 4점

연극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 누구나 고양이를 죽인다
관람등급 만 13세 이상 관람시간 120분
일시 :: 2016년 03월 24일 20시 00분
장소 :: 연우소극장
제작진 :: 제작사 몽씨어터 연출 이동선
캐스트 :: 노인 김수보 아줌마 장이주 아내 최영화 남편 황무영
선생 이황의 청년 심원석 처녀 심연화 회사원 백운철 형사 최명경






"우리 동네 고양이가 소리 없이 죽어간다…. 범인은 싸이코패스가 분명해! 
그런데 말이야…. 301호 저 남자 어딘가 수상한데…."

어른들의 시간이 시작되는 밤 아홉시.
도심 외곽에 위치한 한 빌라. 몇 달 사이 빌라 주변의 고양이가 소리 없이 계속 죽어나가자
대책을 세우기 위해 갑자기 소집된 모임에 빌라 거주민들이 하나둘 모인다.
때마침 옆 동네에서는 끔찍한 여대생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경찰이 범인을 찾아 빌라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수색을 한다.
사람들은 빌라 주변의 고양이를 죽인 싸이코패스가 바로 그 살인자라고 추측하며 불안해한다.
그리고 대책 모임에 오지 않은 301호 빌라의 혼자 사는 수상한 남자를 의심하기 시작하지 시작하는데
의문의 고양이 연쇄 살인사건! 그리고, 빌라 주민들의 위험한 진실게임이 시작된다!






 창작 산실 이후, 창작극에 대한 기대치가 바닥을 치고 있던 중이라 기대보다는 진부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내 앞도 관계자, 내 왼쪽도 관계자(난 맨 뒤줄이라 뒤 사람이 없었다.), 내 오른쪽은 전공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한 명. 이처럼 관객보다는 관계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공연장의 풍경에, 어쭙잖은 선생 노릇하는 공연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추가됐다. (연극 시련 관크 사건 이후로 관계자들에 대한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기대가 바닥이라고 했지, 기대가 없었던 건 아니라 천장이 낮은 소규모 공연장만이 갖는 압박감이, 기대도 못할 특별한 공연을 보여주겠다,라는 패기를 띄고 있었고, 나는 멍청하게 또 여기선 뭔가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버리지 못했었다.


 무대는 단조롭다. 책상이 , 의자가 또 여럿. 그 빈 공간에 사람들이 채워진다. 그들은 도시 외곽에 위치한 낡아빠진 빌라에 사는 사람들이다. 공통점이라곤 제 이름으로 된 집이 아닌, 낡은 빌라에 입주해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가난한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만 빼고.


 빌라 관리인이자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주인아줌마, 그리고 주인아줌마의 보살핌을 받으며 봉사를 다니는 노인, 사업을 한다 큰 소리칠 줄만 알지 매번 말아먹기 일쑤인 남편과, 그런 남편을 구박하기 바쁜 아내, 점잖아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분노를 품고 있는 선생, 하릴없이 인터넷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백수 청년,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를 뽐내고 있는 처녀, 가장 평범해 보이는 소심한 성격의 회사원, 그리고 의문의 301호 남자까지.


 주인아줌마 누군가 길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빌라 근처에 버린다는 쇼킹한 사건을 빌라 주민들에게 전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사람들을 소집한다. 때마침 옆 동네에서는 끔찍한 여대생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었고, 사람들은 건너 전해 들은 사인코패스에 대한 짤막한 지식을 더해가며,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301호 남자를 고양이 살해 사건의 범인이자, 여대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의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으로 변해간다. 섣부른 그들의 판단은 301호 남자에 대한 공포심으로 변해가고,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301호 남자를 제압하고, 자백을 받아 경찰에 넘길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301호 남자로 인해,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고, 301호 남자를 붙들어놓기 위해, 그들은 이웃 간의 친교를 목적으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자기소개는 사람들의 끔찍한 내면을 슬며시 드러내는 창구가 되지만, 301호 남자에 대한 공포가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남자의 작은 행동에도 과민반응하던 사람들은 결국, 301호 남자를 죽이게 된다. 하지만, 곧 그들은 301호 남자는 죄가 없으며, 모두 그들의 섣부른 판단으로 인한 살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절망에 빠진다. 그의 옆집에 살고 있는 302호 회사원은 경찰에게 자백하자고 제안하지만, 광기에 빠진 사람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죄가 갖는 무거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301호 남자를 살인자로 만들고, 자신들의 범죄를 정당방위로 만들기 위한 리허설을 시작한다.

자백하자고 권하던 302호 남자는, 301호 남자의 역할을 맡고, 사람들은 좀 더 리얼한 거짓을 꾸미기 위해 연출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들이 자기소개 때 보였던 광기들이 하나둘, 울타리를 벗어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순하고 솔직했던 302호 남자 역시, 연출이 진행될수록 사이코패스로 가장된 301호 남자에게 동화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만의 비밀과 광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고양이를 죽인 건 바로 자신이라고.

 302호 남자, 회사원은 그들의 괴기한 광기를 지켜본다. 그는 겁에 질려 하다, 이내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평온을 되찾는다. 그리고 자신의 가면 아래 감춰둔 광기를 꺼낸다. 그의 광기에 짓눌린 사람들은 처절하고 잔혹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그의 단정한 모습 뒤에 감춰진위험한 과거를 꺼내볼 뿐이다. 아이들이 모여있던 보육원, 닫힌 문틈 사이로 불을 질렀던 한 소년.

 연극은 섣부른 오해가 낳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극하고, 가면 밑에 감춰둔 광기를 자극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음습하고 퀴퀴한 욕망이 정도는 괜찮다, 고개를 끄덕이는 잔인함. 연극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사람들의 광기를 또렷하게 만들었지만, 사실 그들의 모습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음습하고 잔인한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극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는 과장적이지만,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사람들의 광기를 그려낸다. 그리고 그 광기의 맨 얼굴과 마주했을 때, 가장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그들이 가장 겁내하던 존재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고양이를 죽인다. 하지만 그 고양이를 죽였을 때의 죄책감, 그리고 그 목숨이 가지고 있는 무거움을 잊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평범한 소시민이 아닌, 공포와 광기로 물든, 우리가 조심하고 두려워해야 하는 바로 존재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바로 저 낡은 빌라의 주민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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