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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 프로젝트 18탄 연극 [까사발렌티나]

[공연] 김수로 프로젝트 18탄 연극 [까사발렌티나]

2016.06.21 ~ 2016.09.11

!! 연극 !! 만 12세 이상//20160911제작 !! 개봉// 출연 :

내용 평점 3점

연극 까사벨렌티나 :: 그들에 이기심이라는 선 위에 선 이유
관람등급 만 12세 이상 관람시간 150분 (인터미션 : 15분)
일시 :: 2016년 09월 10일 15시 00분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
좌석 :: 1층 B열
제작진 :: 작 하비 피어스타인 프로듀서 김수로 연출 성종완
캐스트 :: 조지/발렌티나 박정복 리타 정연 조나단/미란다 유일 마이클/글로리아 문성일
알버트/베씨 정재원 이자도어/샬롯 김대곤 판사/에이미 장용철 테어도르/테리 정상훈 엘리아노 우혜영







01 "평화롭고 우정 깊은 환경 속에서 당신의 내면 깊숙이 숨겨둔 진실이 살아 숨쉴 수 있는 곳, 슈발리에 데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연극 <까사 발렌티나>는 매주 캐츠킬 산맥에 위치한 슈발리에 데옹에서 비밀스러운 모임을 갖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은 자신을  게이도, 트랜스젠더도 아닌 단지 여장을 좋아하는 남자들이라 지칭한다. 이 은밀한 모임의 주도자인 발렌티나와 리타 부부는 매주 이 곳을 찾는 여장남자들을 반기고, 파티를 준비한다. 그들의 만남을 그저 "모임"이 아닌 "은밀한""비밀스러운"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바로 국가가 그들의 존재를 탐탁치않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장남자라는 이유 하나로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취조실로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그들의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자신들을 위한 단체를 설립하고자 한다. 발렌티나는 이를 위해 샬롯의 부와 권력에 기대고자하고 하지만, 샬롯과 발렌티나가 세우려는 단체는 그들은 사회가 (이유없이) 혐오하는 게이나 트랜스젠더가 아니며,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단지 여장을 좋아하는 것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자신들은 게이가 아니라는 서명을 받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소수자를 부정하면서까지 서명을 받고자하는 사람과, 이러한 이기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간의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이 작고 비밀스러운 모임에도 여러 군상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사회에 핍박을 받고 있는 여장남자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했던 조지 혹은 발렌티나, 조지의 모든 면을 사랑하고자 했던 리타, 조금은 낯설지만 세상 아래 용기를 내보려고 했던 미란다, 자신의 모습에 당당하며 내키지 않는 일에는 목소리를 높일 줄 아는 글로리아, 왁자지껄한 모임의 분위기 메이커인 베씨, 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야했던 에이미, 과거 게이들의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테리, 깐깐한 성격에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성을 인정받으려는 샬롯,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은밀한 모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에이미의 딸 엘리아노까지. 그들은 각자의 사정이 있고, 몇몇은 자신의 사정을 좀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해, 내면에 잠들어있는 이기심에 따라 움직인다.

연극 <까사발렌티나>를 보면서 소수자 사회 안에서 무시되었던 또 다른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곱씹어보았다. 그렇다면 그 이기심과 편견이 소수자들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일까. 아니다.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이들 역시 만만찮지만, 이 모든 이기심과 편견은 바로 당신이 서 있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해 다룬 국내 연극의 후기만봐도 비슷한 류의 혐오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극 <두결한장>이다. 나는 이 극을 좋아했지만, 극 자체의 완성도가 높지 않기에 불호후기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지,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게이라고 칭한 한 사람이 티나는 비현실적인 인물이고, 실제 게이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단정짓는 후기를 적었을 때, 내 머릿 속에는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라는 분노가 먼저 일렁였다. 사실 내가 이 극을 좋아했던 간 티나와 닮은 지인이 있었고, 그들이 겪었던 억압이 내가 지켜본 억압과 닮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매체에서 게이를 지나치게 섬세하게 그린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게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런 사람들을 깨끗하게 지워버릴 권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이 극의 티나라는 인물 하나로 게이는 그런 이미지야라는 게 굳어지는 걸 정말 원치않았다면 우리 중엔 그런 사람도 있지만, 이런 사람도 있어,라고 소리 높여 얘기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어떤 카테고리 안에도 속하지 않고, 누군가 그들은 그리고 그 자신이 자신을 칭할 때 "소수자"라는 명칭에 정체성이 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들을 이기심이라는 선 위에 올려놓은 건, 그들을 다르다 규정하고, 특별하게 바라봤던 오랜 시간이라는 것을.

02 조지를 사랑한 리타를 보면 안쓰럽다. 조지가 여장남자여서가 아니라, 여장남자인 발렌티나가 되었을 때, 조지의 모든 것을 그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지가 나한테 자주 하는 말이 있어. 그는 내가 없으면 길을 잃는대."
"길을 잃어? 사라져버릴걸."

리타는 조지를 사랑했기에, 그가 가진 모든 걸 사랑하려고 했었지만, 나는 조지를 보고 있으면, 조지가 정말로 리타를 사랑해는지, 아니면 자신이 분리시켜버린 발렌티나를 받아주는 여자였기에 리타를 사랑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는 남자인 나와 여장남자인 또 다른 나를 완벽하게 분리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었던 조지와 발렌티나, 조금 더 앞선 생각으로 나아가려고 했던 리타의 관계는 연극 <프라이드>의 사랑했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했기에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었다 믿었던 과거 필립, 모두가 아니라고 했지만 몸이 아닌 마음이 통했다 믿었던 과거 올리버의 관계와도 닮아있지 않을까.  이 연극이 과거와 현실을 그렸던 것처럼, 만약 조지와 리타의 오십 년 뒤의 모습은 조금은 서툴지만 웃음지을 수 있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을까.

03 최고의 미모를 뽑냈던 핫글로리아, 시각이 즐거웠던 것도 있지만, 성일 배우의 톡톡 튀고 거침없는 연기 스타일이 글로리아의 장점을 부각시켜줄 수 있었다 생각한다. 

"발렌티나, 우리가 정말 그들과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고 생각해요? 편견, 박해, 외로움. 그리고 자기혐오는요?"

테리가 여장남자가 모임을 가질만큼 흔치 않았을 때, 그들을 도와줬던 소수자를 언급할 수 있는 역사를 가진 인물이라면, 글로리아는 그렇지않아도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충분해볼 수 있는 혐오와 편견은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리아는 끊임없이 언쟁한다. 하지만 그 언쟁이 자신의 잘남을 부각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것이 잘못되었음을 알기에 의견을 내는 것 뿐이라는 점이 좋았다.


04 극에서 그려지는 크로스드레서 모임은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실제 존재했었던 모임이었다, 공식적인 명칭은 <Casa Susanna>. 이들의 이야기는 MIichel Hurst와 Robert Swope가 쓴 <Casa Susanna>를 통해 알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극작가 Harvey Fierstein이 <Casa Valentina>라는 제목의 극을 2014년 브로드웨이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브로드웨이의 호평과는 달리, 한국 초연은 평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마지막 공연 전 날, 이 극을 보았고, 이미 그 전부터 창작진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올린 것 같다라는 평을 수차례 보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나쁘지 않게 봤었지만, 내심 속으로는 이 극을 좀 더 이해하고 아껴줄 수 있는 제작사가 올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했을만큼, 이 극이 가지고 있는 텍스트의 힘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원 대본을 꼭 읽어보고 싶다.

/ 더 많은 이야기를 조리있게 작성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간 내 숨이 먼저 넘어갈 것 같아 일단 올린다. 언젠가 이 극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좀 더 많은, 그리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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