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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도서] 나는 나다

정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프랑스 입학시험에 바칼로레아라는 시험에는 인문, 철학과 관련된 주관식 문항이 있어 자신의 견해를 글로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의 과거시험 역시 자신이 공부해 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 하는 것이었다

< 서문>

우리는 과거에 시로 국가공무원을 선발했던 나라다. 시는수험생의 필수 교양이 었다. 고전문인 의 문집에서 시론이나 시의 작법에 대한 글을 만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생략)
18세기 이후 이른바 조선풍이 떠올랐다. 시를 쓰는 주체의 시대성과 역사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딘가? 이 질문을 바탕으로 조선에서 한시를 짓는 일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치열한 모색이 이루어졌다. 이 책에서 첫자리에 늦은 허균이그 선성 先聲 을 열었고, 이후 이용후와 이언진, 이덕무, 박제가로 이어지는 논의를 통해 시가 담아야 마땅한 진실과 조선적 정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다>에는허균, 이 용후,성대중,이어진,이덕무,박제가,이유,정약용의 시론이 나와있다.솔직히 허균, 이 덕무, 정약용은 이름이나 대표적인 글을 알고있지만다른 이들은 낯설었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며 읽기 시작했다.
각 글의 번역본, 원전이 제시되고 정민 교수님식의 해석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글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코멘트가 달려 있다. 정민교수님의 해석은 어렵게 느껴졌던 글을 마음속에 쏙 들어오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그래서 리뷰를 잘 쓰고 싶었는데 힘이 들어가 시작도 못하고 있어서 이러다 리뷰를 아예 못쓰겠다 싶어서 인상깊었던 부분만 언급하려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글을 쓰는 자세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p.223

정약용 시론

인간이 덜되고서 좋은 시인은 없다. 뜻이 천박한데도 좋은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 공부를 하려면 사람 공부가 먼저다. 사람이 되어야 시도 된다. 뜻이 서야 시가 산다.

P. 178
이언 시론

내가 가만히 있는데, 천지만물이라는 녀석이 내 눈과 내 귀속으로 쓸쩍 걸치고 들어은다네. 그 녀석이 내 안으로 들어오고 나면 나는 갑자기 입이 근질근질해지고 손끝을 꼼지락거리게 되지. 그래서 나도 몰래 입으로 읊조리고 손으로 적게 되는것일세. 이때 나는 그저 통역에 불과하고 화가에 지나지 않는다네. 이게 어찌 내가 지은 것이겠는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저 천지만물이 내 몸에 들어온 이후로 생긴 변화에 내몸을 내맡긴 것일뿐. 공작새의 입으로 들어간 부처가 꽁무니로 튀어나왔다면 그걸 석가모니라 해야 옳겠나. 공작새 똥이라 해야 옳겠나? 실상을 왜곡해서는 안 되네. 시인은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조물주의 목소리를 대리하는 자일세. 땅딸보를 거인으로 만들거나, 박색을 미인으로 고친다고 훌륭한 화가인 것은 아니지. 그대로 그려내야 좋은 화가일세. 의미를 왜곡없이 전달해야 훌륭한 통역이 아니겠나? 나는 그런 화가, 통역이 되고 싶네.


세상을 주위 깊게 바라보고 남을 흉내내지 않고, 자신다운 모습으로 자만하지 않는 겸손한 모습으로 글을 써야함을 배운 책이었다. 그리고 멀게만 여겼던 조선시대 인물들의 성격이나 글을 짓는 자세에 대해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사족
지난달 말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던 나. 친정에 격리되어 있었는데 읽을 책이 없어 급히 구매했다. 시조 필사를하며 시조에 관심이 생겨구매했는데 다음날 열떨어지고 살만한데 이 책을 받았다. 순간 내가 아프긴 많이 아팠나보다 했다. 그래도 읽을 책이 없으니 읽었다. 너무 좋은글이 많아서 감사했다. 독감 덕에 만난 좋은 인연이었다.
***지금은 안 아파요. 걱정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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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춍춍

    시를 잘 알지는 못해도 시에 대한 그들의 마음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시는 '나'를 존재하게 하네요. 박공주님이 좋은 인연이 저에게도 이어졌네요^^ 참, 열은 내리셨다고 하셨는데 이번 독감이 근육통이 심하다고 하더라구요. 그건 좀 어떠신가요ㅠㅠ?

    2019.01.21 23:5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압 제가 중요한 걸 안 썼네요 지난달 말에 걸렸던 독감인지라 지금은 다 나았어요. 괜한 걱정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춍춍님과도 인연이 닿았다는 말에 괜시리 기분 좋아지네요. 통했어! 이런 기분이랄까요.^♡^

      2019.01.22 05:38
  • 파워블로그 키미스

    나는 나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좋은 책인 것 같네요. 저는 206페이지의 글이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박공주님~ 독감은 좀 괜찮으신 건지요? ㅠ_ㅠ; 모쪼록 푹 잘 쉬시고 얼른 나으셔요~*>_<*~///

    2019.01.22 01:3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진짜 인연이라는 말로 밖엔 표현 못할 정도로 평소의 나라면 안샀을 책을 아픈 김에 샀네요^^ 저도 206쪽 글 넘 마음에 들었어요. 정약용의 글을 정민교수님이 해석하신 글입니다. 감기는 다 나았어요ㅜ 걱정끼쳐 죄송합니다.ㅜㅜ감사해요.

      2019.01.22 05:43
  • 파워블로그 신통한다이어리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정약용의 말씀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시조집이었군요. 시조에 관심...역시, 시조도 좋은 게 많더라구요...ㅎㅎ...

    2019.01.22 08: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시조라기 보단 시론 같았어요. 시조도 나오지만. 글을 쓰는 자세 글이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어떤것인지를 논하는 책이었어요.

      2019.01.22 20:09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