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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1,2 세트

[도서] 죽음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누가 날 죽였지?>

 

<죽음>의 첫 문장이다. 작품 속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인기 있는 소설 작가이다. 자다 깨서 머릿속에 남은 책의 첫머리를 열어젖힐 단순하지만 두근거리는 첫 줄을 찾아낸다. 그리고 다시 머릿속에서는 다시 마지막 문장을 찾으며 극을 구성하려고 한다. <누가 날 죽였지?>와 <나는 왜 죽었지?>를 고민하며 작품을 계속 구성해 나간다. 그러다 자신의 후각이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병원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자신의 우상 여배우 헤디 라마를 닮은 영매 뤼시를 만나고 나서야 자신의 죽음을 깨닫는다. 자신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질문은 소설 속 첫 문장이 아닌,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에 팬 층이 두터운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의 재미는 걱정도 하지 않고 예약 구매를 했다. 역시 그답게 책을 잡는 순간부터 2권까지 단 번에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여서 그런지, 그를 통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가로서의 고민, 어려움에 대해서도 느껴졌다. 그리고 영향력 있는 작가로서 죽음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풀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낄 수 있었다.

 

1. 죽었지만, 슬프지 않은..

 

죽음=슬픔. 당연한 공식이라 여겼는데, <죽음>에서는 죽음이 슬프거나 괴로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작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도 모르는데도 극도의 감정으로 슬픔, 좌절, 분노를 내뱉지 않는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자신의 죽음을 궁금해는 하지만, 자신의 죽음의 원인을 찾는 태도는 추리소설에서 범인을 잡는 정도의 궁금함과 비슷해 보였다. 육체로부터 분리되어 마음껏 떠도는 상태도 즐기는 듯하다. 죽고 싶은데 죽지도 못하게 해서 괴로워했던 그의 할아버지 이냐스도 그러했다.

 

죽음=이별. 이 공식도 깨진다. 오히려 죽었기에 가브리엘은 할아버지도 만나고, 사랑스러운 여인 뤼시도 만날 수 있게 된다. 또 살아있을 때와는 다른 시각으로 주위 사람들도 돌아볼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동경했던 작가들, 배우들, 유명한 인물들까지 만나고 그 상황을 충분히 즐긴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혼만 떠돌게 된 상황. 왜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왜 그렇게 살았는지, 죽기 전에 해야만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쪽에 조명이 떨어져있지 않다. 오히려 죽은 사후 세계도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여기며 떠도는 영혼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는 모습이 눈에 더 들어온다.

p.232

 

죽음은 무조건 부정적인 것과 연결 짓고 출생은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지. 하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정반대야. 죽음은 우리를 모든 육신의 고통에서 해방해 주는 거니까. 우리는 순수한 영혼이 되지. 가벼워지는 거야. 반대로, 곰곰이 따져 보면 태어나는 게 그리 조은 것은 아니야. (생략) 태어나 최소한 13년 동안은 가족과 선생님, 친구들에 의해 네 정신적 틀이 형성되니까.

 

p.232

 

저승에서 살다 보니 갈수록 그런 확신이 드는구나. 죽음은 해방인 반면 출생은 자신을 꽃피우기 힘든 억업적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라는 믿음이 확고해져. 결국 내가 진정 누구인지 깨닫지 못한 채 실패한 삶을 살 위험이 큰 거지.

 

환생을 거부하고 계속 떠돌고 있는 주인공의 할아버지 야나스를 통해서 작가가 생각하는 죽음과 탄생, 삶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가브리엘은 그들을 보며 권태야말로 떠돌이 영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p.264 

 영매인 뤼시는 영혼들의 환생을 돕는 일도 한다. 괜찮은 조건으로 환생하는 것을 선택한 수 있는데도 떠도는 영혼으로 있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 가브리엘 역시 환생이 아닌 영혼으로 자유로이 사는 것을 선택한다. 죽음은 선택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면 그 이후의 삶은 선택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이는 읽는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나 죽음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정이다. 그 죽음을 너무 슬프게 고통스럽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죽던 살던 그 과정을 잘 수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2.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상상력' 넘치는 스토리가 아닐까? 두렵고 알 수도 없는 사후 세계를 마음껏 그려낸 <죽음>. 자유롭게 공간 이동을 하고, 다른 이의 몸에 들어가 보고, 유명 연예인을 훔쳐 보고 하는 정도는 이제 상상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도 식상한 느낌이다. 이 정도 상상을 살짝 넘어 나폴레옹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인슈타인을 불러내 상상을 초월하는 기계를 만드려고도 한다. 주인공 가브리엘은 자신의 소설에서 이러한 상상력을 담아내려 했고, 이것이 화근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가 죽은 이유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상상력이 가공할만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p.287-288

'자네는 단순히 SF 소설 한 편을 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네가 수집한 자료와 자네의 상상력은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거라는 얘기야. 진짜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분야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이 자네는 해답을 찾아냈으니까.'

(생략)

'그냥 소설인걸요. 허구잖아요.'

'물론. 하지만 다시 말하네만, 누군가 자네의 공식을 테스트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분명히 자네 책에 나온 <불로장생의 샘> 연구소를 세우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는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는 것을 경험해 왔다. 또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상상에도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이라면 가상이라고 하더라도 책임감 없이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 말이다.

 

3. 산다는 일

 

결국, 죽음을 이야기 하면 할 수록 사는 것에 대해 집중하게 된다. 책 첫 질문이 <누가 날 죽였지?>였다면, 마지막 질문이 <나는 왜 태어났지?>이다. 죽고 나서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주위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가브리엘. 우리도 무엇인가를 잃고 난 후에야 소중한 것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고 거기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내게 주어진 사명과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알아가는 자세가 필요함을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죽음1.

P.71

 

영혼이 머무르고 싶게 만들려면 육체를 잘 보살펴야 한다.

 

p.265

이 육신이 전부인 줄 알았으니...

 

산 자들에게 소리쳐 경고해 주고 싶다. <당신들은 정신을 가진 육체가 아니라 육체를 가진 정신이다.>

 

죽음2.

 

P.9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P.198

 

'체념하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돌로레스가 반기를 든다.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은 해야겠지만 절대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데는 모종의 숨겨진 의도가 있으리라는 걸 기억하라는 말이에요.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경험은 오랜 기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죠.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해요. 그리고 나서 그 경험의 결과물을 확인해야 비로소 행동을 바꿔야겠다는 자각이 오죠. 그래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요.'

 

P.301

주인공이 말하는 거야. <지난 삶으로부터 나는 무엇을 배웠나?>

 

살아 있음에 감사하라는 메시지,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의미를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다. 죽음을 이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한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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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이 글은 수상식 후 최우수상이 됩니다.
    그럼 이 댓글은 성지순례가 되것지 ㅋㅋ

    2019.07.07 19:5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ㅋㅋㅋ 좋은 기운 감사해요 ㅋㅋ

      2019.07.09 11:20
  • 파워블로그 책읽는엄마곰

    이 많은 인용문 중 딱 2개만 겹치는것. 참 신기합니다. 아마 모든책이 그러힌듯, 다 다른 감상이겠지요? 박공주님의 시각에서 잘 읽고갑니다

    2019.07.07 20:0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비슷할 꺼라 생각해는데 달라서 더 즐거웠어요~~ 함께라 즐겁습니다.

      2019.07.09 11:21
  • 파워블로그 산바람

    좋은 결과 있기를 응원합니다.

    2019.07.07 20: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응원 감사합니다~!!

      2019.07.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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