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동네에서 부산항일학생의거 정신을 계승하는 광복절 만세 운동 행사가 있었다. 아이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계속 오늘 행사에 대해 계속 얘기했는데.. 태풍 영향으로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불었다. 포기할까하다 아이가 꼭 가고싶다고 해서 출발.
날씨탓인지 사람들은 적었는데 나눠줄 태극기가 다 떨어져 없었다.
당황하며 아이의 눈치를 살피는데 옆에 있던 남학생이 아이에게 시크하게 건내준다. 본인도 비바람에 왔는데 이리 양보해주니 얼마나 고맙던지.
광복절 노래를 받아들었다.
이 노래를 부른게 얼마만인지.. 아이는 애국가는 알아도 이 노래는 처음이란다.
그도 그럴듯이 광복절 즈음은 유치원 방학이었으니
시기적으로 유치원에서 다루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었다.
그러니 엄마가 아이에게 광복의 의미를 잘 알려줬어야 했는데 놓쳤구나 싶었다.
가사를 읽어주고 의미를 아이 수준에 맞게 전달하고자 애를 써보았다.
흙 다시 만져보자..
첫 가사에 괜히 울컥했다.
어제와 똑같은 흙과 바다였을텐데
간절히 바라던 날이 왔다면
똑같이 그 그자리에 있던 것들도 다 달라보였겠지..
그리 간절히 바라던 광복이지만
그 흙을 다시 만져보지 못한 채,
이 땅에 유골도 못 돌아온 이들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리다.
일.고.십에서 읽은 백범일지, 징비록까지 떠오르며 마음이 복잡하다.
해맑게 태극기를 손에 쥐고 있는 이 아이에게 이 나라의 의미가 어떻게 전달될까?
비 탓에 마이크도 안나오고 난리였지만 그래도 아이가 잘 집중해준 덕에 마지막 만세삼창까지 버틸 수 있었다. 애국가를 부르고 묵념하고 태극기를 손에 쥔 아이를 보니 뭔가 울컥했다. 만세삼창이 끝나자 태극기를 반납하라 그래서 반납하고 집으로..
아쉬운 마음에 아이가 직접 태극기를 만들자고 해서 이번엔 컬러비즈로 만들기 시작. 지난 삼일절엔 색칠하기를 했었는데 집에 컬러비즈도 많고 들고 다니기도 좋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무궁화도 클레이로 완성.
앞으로 태극기와 무궁화를 볼때 아이가 오늘을 기억하고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 분들도 기억해 주길.
아이가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나부터 좋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