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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조는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일본군의 소식을 듣자마자 피란을 고민한다. 한양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니, 그 중요하다는 종묘사직을 다 두고 떠났다. 그러면서 나라를 지키고, 그 성을 지킬 책임을 다른 장수들에게 떠맡긴다. 왕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을 뜻하지 않게 짊어지게 된 이들은 그렇게도 쉽게 내팽겨치고, 도망가고 말았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피란을 떠난 선조에게 있는가, 아니면 어쨌든 왕의 명령을 받은 장수들에게 있는가?

      

징비록을 읽으며 제일 많이 떠오른 단어 '총체적 난국' .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이도 있기는 하지만, 총체적 난국인지라 일부의 힘으로는 나라를 지키기란 어려워 보였다 

선조는 피란을 나서기는 했지만, 단순히 난을 피한 것이지 마땅한 계획도 없어 보였고 말이다.

   

이런 답답함 때문에 류성룡이 <징비록>을 남겼으리라.

후세에는 이런 '총체적 난국'이 다시 없기를 바랐기에.

 

<징비록>의 녹후 잡기에 보면, 큰 일이 벌어질 징조들이 있었으나 이를 대비하지 못했고, 적들이 물러나게 된 것은 정말 하늘의 뜻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조의 병법을 들어 설명하기를, 군사를 거느리고 전투에 임할 때 중요한 세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지형 이용, 둘째는 군사들의 기강, 셋째는 좋은 무기라고 한다.

적들이 전투도 익숙하고 무기도 좋았지만 지형에는 밝지 않았기에 이를 이용했다면 더 빨리 적을 물리쳤을텐데, 우리쪽은 아무런 준비가 없었으니 도망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류성룡이 백성들에게 "나라에서 평소에 그대들을 기르는 까달은 오늘 같은 때에 쓰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모두 도망치다니 무슨 짓이란 말이냐. 지금 명나라의 구원병이 도착한즉 이때야말로 모두가 나서 공을 세울 시기이다.p.114"  이게 백성들에게 할 말이냐며 뜨악하는 마음이 컸지만, 그게 그 시대의 통념이었겠다 싶었다. 그래서, 선조도 내 백성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아닌, 내가 살아야 나라가 있고 그래야 백성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쨌든 그 결과 선조는 비겁하고 무능한 왕으로 역사에 남았다. <역사의 쓸모>와 연결이 되는 부분이었다. 선조의 선택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지라도, 최선을 다했던 선택이 아니었기에 그리 기록되고 기억될 수 밖에 없었다. 도망가기 급급했던 장수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운 좋게 지위도 더 올라갔다 한들, 역사에서 그들의 평가는 냉혹하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라는 핑계 대신, 최선일까?, 더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내가 당장은 손해보더라도 더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2. 명의 속국이었던 조선. 그리고 왜가 쳐들어오자마자 명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명이 하는 대로 해야 했다. 그리고 어떠한 지휘권도 통치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명이 하자는 대로 따라야 했으며, 심지어 왜와 협상을 할 때도 조선은 배제시킨다. 크게 유린당한 왜에게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게 주체성, 주도권은 타국에게 넘겨졌다. 그 나라에는 주체성이나 자주권이 있는가? 더 중요하게, 현재의 우리들은 자신의 주도권을 잘 지니고 있는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사라지지 않았는가?

 

 

류승룡 일행이 명나라 제국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신세가 처량해 눈물을 흘렸다는 대목이 나왔다. 그 수모가 한이 되어 이리 책도 썼을 것인데, 그리 멀지 않은 훗날 나라를 다른 나라에 넘겨주고, 독립해서도 이념으로 인해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우리끼리 전쟁을 하고. 또 세월이 흘러 또 강대국 사이에서 갈 곳을 정하지 못하는.. 이런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역사란 그런 것이야, 원래 돌고 도는 것인가 보다며 체념하고픈 심정까지 든다.

 

하지만, 중국 옆 작게 위치한 이 나라가 여전히 고유의 말과 글을 쓰고 있다는 점. 독립된 나라라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 것을 잃었을 때의 비통함과 억울함을 후세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목숨 걸고 지킨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렵게 지켜낸 우리 글과 말도 제대로 지금 지키고 있는지, 아니 지켜야한다는 의식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급성장을 위해서 다른 나라를 롤모델로 삼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정작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야할 것들은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나라에 힘이 없는데 주도권을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다른 나라에 의존하기만 해서는 이 급변하는 정세에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만의 기술과 힘을 길러야할 때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질문에 답하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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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Joy

    총체적 난국..박공주님의 글처럼 당시의 상황을 한마디로 적는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단지 그 상황이 어려웠기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하기에는 그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선택을 보며 반복되는 역사 앞에 이렇게 글로 남겨준 뜻을 잊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9.09.04 16:4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산바람

    선조는 군주로서의 자격 미달입니다. 현재 우리의 정체성은 모호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이상적인 국가나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국민이 깨어 있을 때 국가는 건재할 수 있다 생각됩니다. 현싯점도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 없지만 국민 모두가 하나되어 극복해야 할 국난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2019.09.04 20:2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서해문집의 "징비록"을 읽으면서 선조의 무능함에 계속 한숨을 쉬던 기억이 나네요.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선조는 나름 보통 이상의 임금이 될 수 있었겠지만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선조의 진짜 모습이 보이게 된거죠... 요즘 일본, 미국,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보면 영원한 우방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는 듯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어려운 정국을 헤쳐나가야 할 것 같아요. 제발 정치권은 싸움을 그만하고요...

    2019.09.04 21:17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