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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도서]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저/장윤경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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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4 나는 지금 50이 넘었다. 그럼에도 이런 어린아이 같은 고집을 다시 부린다. 어린 자아의 일부가 내 안 어딘가에 깊이 잠자고 있는 것처럼. 이제 막 일어나 어른 자아를 한입에 삼키려는 것처럼. 

 

제목만 보았을 때는 아주 가볍고 유쾌한 소설책이라 여겼다. '바람'이라는 단어와 신바람 나보이는 표지의 여자의 모습에 그리 생각해버렸다. 나와는 거리가 먼 책이려니 하며 읽어 나갔다. 그런데 웬걸. 구구절절 공감이 가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나의 일을 오래 하면서 느껴온 권태감, 또 한 가정의 아내나 엄마로서도 가끔씩 느껴지는 공허함. 나와 엄마와의 관계 등 많은 것을 떠올리게 했다. 40대 초반인 내가 50이 넘은 주인공과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뭔가 나의 삶을 돌아보고 나의 미래는 어떠할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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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엘렌은 50을 넘겼고 일반의로서 직업에서도 무료함을 느끼고 남편과의 대화도 거의 없고, 자식들은 이제 독립해서 삶의 즐거움은 없고 그저 저녁시간의 와인과 드라마에서 휴식을 찾기를 반복하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과 사귀기 직전 헤어졌던 비에른을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연락하고 만나게 되면서 완전히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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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11

그럼에도 나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비에른이 나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은 덕에.

"마음대로 해" 내가 말했다. 그러자 악셀이 환하게 밝아졌다. 나는 마침내 그토록 되고 싶었던 좋은 아내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에른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예전에는 이해가 안 된다고 화를 냈을 상황도 받아들이게 되고 몸매도 가꾸고 스트레스를 주는 환자들의 행동이나 말들도 가볍게 넘길 여유가 생긴다. 대출을 이제야 다갚은 집도 아깝고 아이들을 봐서라도 비에른과의 관계를 끝내려고 하지만, 번번히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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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11

'그는 내가 필요하다.' 순간 생각했다. 처음이지만 결코 마지막은 아닌 생각. '오로지 나만 그를 도울 수 있어.'

오늘에 와서 다시 생각한다. 인간은 일말의 허영을 조심해야 한다고. 특히 도와주려는 욕구 안에 숨어 있는 허영을. 인간은 허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무언가 잘해보려는 사람이 내려놓아야 할 첫 번째가 허영이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이 힘들었음을 그 시간 동안 계속 엘렌만을 떠올렸다는 비에른의 말에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게 되는 엘렌. 그러면서 그녀가 떠올린 생각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허영' 누군가를 나밖에 도울 수 있다는 '허영' 이를 내려놓아야 된다는 말이 평소에 오지랖을 잘 떠는 내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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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25

 

최근 들어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일말의 반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서른 미만의 인간들을 향해서다. 대략 10년 전만 해도 이런 반감은 그저 스물 미만의 사람들을 향했다. 이제는 30년 뒤를 빤히 내다볼 수 있다. 그때 가면 나는 예순 넘은 사람들하고만 말을 섞을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부터 나도 반감까지는 아니지만 젊은 세대를 보며 스스로 선을 긋고 젊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차피 그대도 나이들어 나처럼 될텐데 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좋게 말한 거고 '너도 나이들면 똑같아'이런 마음. 이런 생각들을 하곤 했다. 그런 생각들이 이렇게 다른 이의 글로 만나게 되니 또 묘했다. 

 

이처럼 단순히 중년의 '바람'이 초점인 소설이 아니라 한 여자의 중년의 삶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고 거기에 나를 대입할 수도 있어서 읽는 내내 공감되고 재미있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50의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어야할지도 고민하게 하는 책이어서 의미가 있었다. 일과 가족,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는 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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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공주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요즘 활동이 뜸해서 무슨일인가 걱정했는데, 가?끔씩 이라도 글을 올려 주시니 반갑네요.
    추위가 다가오는데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편안하시길 기원합니다.

    2021.11.08 17: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요즘 서평단 활동을 뜸하게 하다보니....그리된것같습니다. 항상 걱정해주시고 챙겨봐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산바람님도 잘 지내고 계시죠♡

      2021.11.21 08:10
  • 스타블로거 Joy

    좋다, 싫다를 떠나 어쩔 수 없이 세대차이라는 벽을 느끼곤 하는 요즘입니다.
    그러다보니 예전의 나는 어땠는지, 나의 선배들은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음..이렇게 조금씩 철(?)이 드는 걸까요?ㅎㅎ

    박공주님, 11월 기분좋게 보내고 계시기를 바래요^^

    2021.11.13 09:0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박공주

      그죠.. 그땐 몰랐던것을 나이들며 알아가는 순간이 있네요. 그때 그 선배가 그런 마음이었겠구나. 그때가 되지않으면 알수없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함께 즐겁게 나아가요 조이님 ^♡^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2021.11.21 08:11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