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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의 이야기

[도서] 어쩌면 너의 이야기

송선미,오달빛,구본순,송현정,권현실,조은경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글은 쓸 때는 작가의 이야기이지만 책으로 발간돼 독자가 읽는 순간

독자의 이야기가 된다. 

 

나는 글을 읽으며, 나의 삶과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이쪽 저쪽으로 살펴보곤 한다.

소설을 읽을 때는 내가 주인공이 되었다가 

주인공의 일부 삶이 내 삶에도 공존하는 걸 발견하며,

웃고, 울고, 놀라고, 화나고, 그런 맛에 책을 또 손에 들게 된다.

아마 책을 많이 읽다 보면 공감 능력이 커진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배우 송선미의 사연을 보게 됐다.

과거 뉴스에서 스치며 봤을 때 꽤 충격적이었던 사건이었는데

어려움을 견디고 딸아이와 함께 살아가며 아이 곁에서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가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에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녀가 딸과 함께 동화 에세이를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쩌면 너의 이야기'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작업한 어른 동화책, 동화 에세이라고 하는데

이 작업을 통해 그녀와 그녀의 딸이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냈는지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왠지 이 책 속에는 뭔가 어려움을 딛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야기 듬뿍 들어 있을 것만 같아

한 번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명의 여성 작가 그룹 D,D의 첫 동화 에세이

'어쩌면 너의 이야기'

책을 펼치면서 과연 이 책 속의 이야기는

또 나의 어떤 삶의 부분들과 교집합을 이루게 될지 설렜다.



이 책은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 작품씩 총 6개의 작품이 실린 어른 동화책이다.

1권의 동화 에세이로 발간이 됐지만 각각의 작품들은 따로 한 권의 동화책으로

발권되어도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코 (송선미 글, 고아리 그림)>

배려심 많고, 지혜롭고 현명한 왕자와 예쁜 공주가 만나 사랑을 했고,

결혼을 해서 예쁜 리코를 낳았는데

그만 옆 나라 왕비의 질투로 왕자를 잃게 되어 슬픔에 빠지는 이야기는

누가 읽어도 작가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왕자를 잃은 슬픔과 두려움에 바깥으로 나가길 꺼려 했으나

오히려 딸인 리코의 '용기. 용기. 용기'란 말에 힘입어

세상을 마주하고, 좋은 사람들도 있음에 희망을 얻는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한구석이 참 따뜻해졌다.

두 모녀를 따라오는 달님이 왕자이고, 함께 있지 않아도

늘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생각이

사랑스럽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함에서

앞으로 더욱 씩씩하게 잘 살아가겠구나 싶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학창 시절 아버지를 일찍 잃고

엄마와 둘이 살던 친구가 떠올랐다.

지금은 두 딸의 엄마가 되어 씩씩하게 살아가는 나의 친구,

내가 그 친구를 알기 전에 그 친구 역시

리코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리코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들에게 '아리코' 이 작품이 희망을 전해줬으면 한다.


 

<뺨풍선 (오달빛 쓰고, 그림)>

아이들의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부모의 그늘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닫게 된다.

부모의 역할은 받은 만큼 해줄 수 있게 되고,

부모 역시 상처가 있다면 그것 또한 아이에게 반복될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풍선으로 묘사한

발상이 참신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주인공이 아버지의 상처를 이해하고, 본인의 상처를 어루만지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그림에서, 이야기를 통해서

충분히 느껴졌다.

무탈하게 자라온 나에게 그리 커다란 상처가 없으매도

작가가 느꼈던 고통과 두려움, 아픔 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아마 자라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이들에게는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뺨풍선>을 통해 상처를 마주하고, 스스로 쓰다듬어주고,

이해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키가 한 뼘 더 자랄 수 있길.


 

<지수의 풍경(구본순 글.그림)>

우리 큰 아이랑 같은 반 친구가 작년에 갑작스럽게 동생을 잃었다고 한다.

우리 둘째랑 같은 반 친구이기도 했던 녀석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가정학습이 길어진 사이에 있었던 일이어서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이는 순간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친구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고 했다. 왜 안 그랬겠는지?

그리고 얼마 전, 큰 아이가 모둠별 과제를 그 친구와 함께 하게 됐는데

과제는 미래의 꿈과 관련된 것이었다.

아직은 두루뭉술한 또래 아이들과 달리 그 친구는 사회복지 상담사가 되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아픈 만큼 성숙한 아이. 문득 <지수의 풍경>을 읽으며

만약 내가 좀 더 그 친구의 엄마와 친한 사이라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싶지만

<지수의 풍경> 이야기가 그 친구의 가정을

좀 더 따뜻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최고의 하루(송현정 글, 박재용 그림)>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개구리, 두더지, 병아리이지만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환경의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리면서

겪게 되는 상황임을 참 잘 드러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곧 익숙해지고,

함께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

어른 동화책의 진면모가 드러난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고, 곧 아이를 낳고,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고,

그 와중에 차츰차츰 찾아가는 작은 행복들을 찾게 되는

<최고의 하루>

덕분에 오늘도 최고의 하루였음을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됐다.

 


<거북이가 되고 싶은 아이(권현실 글.그림)>

12년의 학창 시절을 지나쳐 오면서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고,

또 이젠 6~7년 부모로서 다양한 아이의 선생님들을 만나고 있다.

며칠 전 둘째 아이의 담임선생님과 전화 상담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의 부족한 점들을 걱정스러운 듯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는

"어머님, 아이의 부족한 면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세요.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시더라고요.

하지만

'아이 자체의 모습이 그렇구나.

우리 아이는 이런 점이 참 좋지.'

생각하시면 걱정할 일도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도

보이지 않는답니다."

하시는 거다. 그래. 올해도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구나 싶었다.

<거북이가 되고 싶은 아이> 이 작품에서도 정말 선생님 다운 선생님과

그로 인해 변화하고 멋지게 성장한 제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줄 수 있다면

세상을 기울어지게 보는 아이들도, 비뚤어지는 아이들도

생기지 않을 텐데...

아이를 보면서 어린 시절 자신만의 다락을 떠올리며,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까지

쓰다듬은 주인공을 보니

아이가 부모를 자라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 역시도 아이를 통해 배우고, 자랄 수 있겠다 싶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른 동화책 '어쩌면 너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아이답게 바라보고,

아이들의 세상 속에서 그 상처까지 보듬는

참 교사가 많아지길 바라본다.

 


 

<나는 하늘을 날고 싶었어 그래서 날아올랐지(조은경 글. 그림)>

이 작품은 온전한 그림책의 형태로 되어 있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주인공이 힘껏 날아올랐다가

그만 구름모양의 머리를 가지게 됐고, 스스로 우스운 꼴이라며

어떻게든 그 모습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모습 역시 좋아해 주는 친구를 만나면서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문득 자신의 현재 상황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고,

애써 무시하려고 하나 그런 상황까지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사람,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반려동물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관계 속에서 힘을 얻고

희망을 얻게 된다.

어른 동화책 '어쩌면 너의 이야기'

6편의 작품들을 읽다 보니

갑작스럽게 추워진 가을에도 마음 한구석이

참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한동안 나 역시 '나를 찾는 동화 여행'이라는 수업을 통해

동화 작품 쓰기를 했다. 지금은 잠시 멈춰 있는 작업인데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는 작업이며

나를 되짚어보고, 때로는 보듬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너의 이야기'를 쓰며 6명의 여성 작가들 역시

그런 과정 속에서 이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 표지에 보면 동화 에세이 D, D 1집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러고 보면 2집, 3집도 계속 발간될 계획이지 않나 기대가 된다.

작가들 저마다의 경험 속에서 탄생된 이야기들이지만

우리네 삶이 각자 서로 다르면서도 닮은 부분들이

있기에 '어쩌면 너의 이야기'는 읽다 보면 어느새

어쩌면 나의 이야기로 물들어져 있을 것이다.

이 가을 삶에 지쳐 위로받고 싶은 어른들에게

어른 동화책, 어른을 위한 동화 에세이로 이 책 '어쩌면 너의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책방통행에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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