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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등산

[도서] 밥보다 등산

손민규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내 기억이 맞다면 초등학교 다닐 무렵, 집근처에 있는 산에 아빠랑 한 번 가본 게 마지막 등산이었었다. 그 후 몇 십년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얼마 전 인맥구축을 위해 소모임 어플에 가입을 하고 모임탐색을 쭉 하다가 딱히 독서말고는 이럴다 할 취미가 없는터라 등산 모임이 그나마 잘 맞을 듯 하여 가입한 것을 계기로 아주 오랜만에 등산을 하게 되었다. 정말 나답지 않게 용기를 내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산을 올랐다. 그 산이 바로 아차산이다. 내가 골랐던 소모임의 조건은 일단 참여 멤버들이 너무 많으면 부담스러웠고 (친목에 잘 융화되지 못하는 INFP성격), 멤버들의 나이대도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적합해보이는 모임이 있는 것 같아서 가입한 것이 바로 모쏠 돼지남이 운영하는 모임이었던 것이다.

 

 첫 등산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모쏠 돼지 모임장(등산 좋아하는 것 치고는 복부비만이 심각해서)과 늘 참석하는 다른 멤버 한 명, 그리고 처음 참석하는 나, 이렇게 셋이었다. 남자 둘과 함께 등산 하는게 사실은 다소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 있는 산에서 별일은 없을거라 믿고 가보았다. 용마산을 시작으로 아차산에서 하산하는 코스였는데, 정말 농담이 아니라 너무 힘들었고, 처음 참석하는 내 입장에서 자꾸 쉬자고 할 수가 없어서 억지로 등산을 했다. 그 후 약 3일간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고, 등산의 재미를 느낄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살도 뺄 겸 인맥도 쌓을 겸 몇 번 더 모임에 참석하였고, 청계산 등산에서는 나랑 모쏠 돼지 모임장 단 둘만 갔었다. 굉장히 불편하였으나 이 남자가 말이 많은 스타일이라 어느 정도 맞장구만 치면 되는 스타일이어서 그닥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가 순진했던 것일까. 정말 내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모쏠 돼지 분이 등산을 하지 않는 평소에도 자꾸만 연락이 오고 따로 만나서 밥먹자고 요청을 해왔다. 그럴 때 마다 바쁘다며 거절했었고 철벽을 쳤었다.(성격과 외모 모두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러던 중 얼마전에 난데없이 카카오톡으로 내 성격이 호불호가 너무 강한것 같다며 시비를 걸었다. 그리고 가기로 한 산행 일정을 취소한다고 통보하여서 매우 황당했다. 어떠한 개연성이라고는 없는 그 행동에 이런 소모임이 말 그대로 취미생활을 위한 모임만은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그 후 등산은 부모님이랑만 하게 된다. (모쏠 찌질남이 운영하는 소모임은 특히 조심해야함을 깨달았다.)

 

 다행인건 부모님이 산을 매우 좋아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같이 등산을 하시는데 바로 그 산이 대모산-구룡산이다. 일단 부모님과 가면 편하다. 그러나 주말마다 같은 산을 가는게 너무 지겨워서 한달 전부터 내가 인터넷 검색을 해서 양평, 가평의 좋은 산들을 검색하고 주말마다 같이 다니고 있다.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나도 뿌듯한데다가 확실히 서울에 있는 산과는 다르게 산림욕 할 맛 나는 산들이 매우 많아서 좋았다.

 

 사실 난 아직 '등산보다는 밥'이지만, 제목만 보면 등산에 꽂혀서 정신 못차리는 산악인이 쓴 책일 것 같아서 호기심 반, 흥미로움 반으로 책을 한장 씩 읽어보았다. 대충 내용은 부산 태생 저자가 처음 산을 올랐을 때의 그 흥미로움과 즐거움을 깨닫고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여러 산을 다니며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에 대해 쓴 책이다. 사실 내가 등산에 흥미를 가진게 올해부터라 많은 산은 커녕 가까운 산만 줄기차게 가는데다가 다른 산에 대해서는 지식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일부로 등산을 하기 위해서 먼 지역으로 갈 정도로 열정적이지는 않은터라 저자의 산에 대한 열정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올해 등산에 처음 흥미를 가지고 여러 등산 용품도 사면서 등산의 매력에 빠져들고는 있지만, 산이라는게 어떤 산을 가든 그닥 많이 다르지 않다는 나의 생각은 아직도 유효하긴하다. (아직 명산은 많이 안 가봐서 그럴지도.. 아! 얼마전에 정상을 밟지 못했던 돌산이었던 유명산을 가보고는 다소 이 생각이 틀렸을음 깨닫긴했다. 지옥이라면 그곳일듯...)

 

 책을 읽으며 문득 든 생각이 있는데 내가 책을 출간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갈 산에 대해서 꼼꼼히 기록하고 추억할 만한 글들을 쓰는 건 매우 재미있는 경험일 것 같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해외여행이 그 자리를 차지했었지만 이제는 등산이 그 몫을 하고 내게 힐링이 되어 줄 것이기에 좀 더 많은 기록, 추억, 그리고 사진을 담아 볼 생각이다. 물론 우리 집 등산 마니아 부모님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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