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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한 조각

[도서] 세상의 한 조각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저/이은선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21년이 거의 끝나간다. 이 소설을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난 이유 덕분에 나는 주저없이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읽은 소설 중 단연 최고라고.' 뜨거운 여름이 아니라 추운 겨울날 만난 것 또한 행운인 것 같다. 겨울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참 좋았다.

 

 이 작품은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라는 그림을 소재로 쓰여졌다. 


 

 바로 위의 그림이다.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집을 바라보며 주저앉은 이 여인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누구나 궁금할 듯 하다. 저자 또한 그들 중 하나였으리라. 다른 점은 소설을 쓰는 소설가이기에 이 여인을 소재로 이야기를 직접 써내려갔다는 점이다. 

 

 작품 속 주인공인 크리스티나는 단 한 번도 결혼해 본 적이 없고 오로지 가족을 위해서 평생 집안일에만 희생되어 온 인생을 살았다. 그녀는 병명을 알 수 없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는데 의사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병은 점점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급기야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기구한 운명인건지 환경과 상황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건지, 어쩌면 둘 다 인건지는 모르겠지만 평생을 남들과 다르게 가족들의 수발을 들면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사는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같은 운명은 아니지만 남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또 그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고 한없이 서글퍼지는 그 마음에 오롯이 감정 이입이 된 것이다. 나와 다르지만 어떤 점에서는 너무나도 비슷하기에. 

 

 위의 그림은 그런 그녀에게 매일 그녀의 집에 와서 그림을 그리던 앤드루 와이어스가 선사해 준 선물이다. 소설속에서는 그림 속 크리스티나의 모습이 실제보다 훨씬 젊게 표현해준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나 소설을 읽다보면 크리스티나가 어떤 모습이던 독자는 그저 그녀의 고귀하고도 아름다운 내면에 빠져들 것이다.  

 

 이 그림 하나로 한 여인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던 아름답고도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비록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어떠한 교훈과 깨달음도 필요없다. 그저 인생이란 정답이 없고, 그 어떤 인생이던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는걸.. 그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더라도 결국 그걸 알아봐주는 누군가가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보답할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이 아름다운 그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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