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타인을 기록하는 마음

[도서] 타인을 기록하는 마음

이수정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요즘 의도치않게 에세이를 많이 접하는데, 늘 느끼지만 에세이에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 에세이스트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독자가 아니고서는 에세이는 내가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부분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 

 

  이 책의 제목 자체는 아주 마음에 든다. 제목부터가 사람을 이끈다. 아주 따뜻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무슬림에 대한 책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제목의 책이 다름 아닌 무슬림에 대한 에세이이다. 

 

  무슬림에 대한 기억은 내가 20대 중반에 영국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친하게 지냈던 사우디아라비아 친구들과 함께 했던 때였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서는, 사실 그 나라에서 온 외국인으로부터 접하는 것 외에는 거의 접할 일이 없다. 미디어에서조차 접하기 어렵다. 한국에 살면서 종교가 이슬람인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만큼 한국과 이슬람은 그닥 연결고리가 깊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이슬람에 대해서 저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여러 국가에서 온 무슬림들을 만나 그들의 인생이야기와 고충에 대해 듣고 공감해왔다. 아무래도 테러로 인해 인식이 안 좋은 종교이다보니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마치 그들이 모두 테러리스트인 것처럼 취급한다고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탄테러를 해외뉴스로 접하기만 했을 뿐, 피부로 와닿지는 못했는데 그들과 같은 종교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한다. 서로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 조금이라도 살다가 한국에 온 사람들은 한국이 얼마나 획일적이고 꽉 막히고 보수적인 문화를 가졌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무슬림들은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내가 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지 10년이 지났고 지금까지도 무슬림을 만난 기억은 없다. 10년도 더 전에 만났던 그 무슬림 친구들이 내게 큰 인상을 남겼던 것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그들의 인생에 매우 큰 역할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되면 장소를 불문하고 예배를 해야 하는 그 의식이 내겐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 

 

  앞서 에세이에 대해 언급했던 이유에 대해서 말하자면,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지식을 좀 더 얻고 싶었던 욕심으로 펼쳤다. 그러나 이 책은 그저 저자가 만났던 무슬림에 대한 이야기와 저자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에 그쳤다. 그 부분이 매우 아쉽다. 에세이라도 좀 더 이슬람에 대한 깊이 있고 유익한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있을 수 없었을까. 책장을 넘기며 그 만큼의 만족도는 충족할 수 없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데, 국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서 다큐멘터리가 있으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책보다 훨씬 유익하고도 흥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