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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이 되고 싶어

[도서]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행복함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행복함의 이유에는 수 천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행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불행함의 이유에도 수 천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쩌면 그 모든걸 무색하게 할 정도의 강력한 단 한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에 바로 그 치명적 이유를 가지고 있는 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남과 다르게 태어나서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살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원래의 내 모습을 감춘채로 살 수 밖에 없는 숙명. 

 

  얼마전에 접했던 <어둠속에서 헤엄치기>가 떠오르는 작품이다. 표지 또한 매우 비슷하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했다. 희한하다. 가장 다른건 이 책은 한국 작가가 쓴 작품이라는 점이다. <어둠속에서 헤엄치기>를 모두 읽고난 후 느꼈던 우울감이 이 작품을 모두 읽고 난 후에도 엄습했다. 그러나 그 느낌은 미묘하게 다르다. 내용의 화려함과 흡인력은 <1차원이 되고 싶어>가 더욱 두드러진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탁월하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어둠속에서 헤엄치기>의 저자는 커밍아웃을 했다. 게이로서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저자가 살면서 느꼈던 경험과 생각들이 작품속에 녹아들 수 밖에 없다. 박상영에게도 그런 비슷함이 느껴졌다.

 

  남들과 다른 운명을 지닌 채로 태어나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 어떤 명예와 부를 거머쥔다고 해도 바로 이 '다름'이 삶의 허들이 되지 않을까.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성소수자들이 더욱 숨어지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분위기와 따가운 시선들을 감내할 자신이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나를 오롯이 보여줄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우울함이 침잠되어 있는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이 작품의 스토리와 흥미로움은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 그것이 내게는 가장 의미있는 것이었다.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 다큐와도 같은 이 느낌.

 

  수천가지의 행복함의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한 가지의 불행함의 이유가 있는 채로 살아간다는 것. 죄가 없어도 평생 도망치고 숨어지내고 스스로를 가식적으로 치장할 수 밖에 없는 숙명. 이만큼 불행한 삶이 있을까. 이런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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