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있어 식탁이 가난할수록 몸에는 좋다는 진실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어째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아니고, ‘호모 사피엔스’도 아니고, 하필 쾌락주의자로 알려진 ‘에피쿠로스’일까 호기심에 홀린 듯 보게 된 책이다.
알고 보니 에피쿠로스는 자신의 욕망을 ‘필수적인 욕구’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한다. 욕구를 줄여서 만족을 얻으려 했던 것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이라며 음식도 철학하듯 생각하며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에피쿠로스. 탐식을 제대로 즐긴 최고의 식도락가 에피쿠로스의 식탁에서 배우는 건강한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은
먹방과 다이어트의 홍수 속에서 대혼란을 겪는 인류에게, '맛있게 먹으면서 다이어트까지 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혜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그의 식생활은 “하루에 음식을 장만하는 데 1므나의 돈도 쓰지 않고 포도주 4분의 1L만으로도 만족하면서, 그나마 대부분은 물만 마시는 생활을 즐기”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에피쿠로스의 식습관은 절제 그 자체였다. 그의 식생활은 한마디로 ‘배고플 때만 먹어라.’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요즘 하는 고민들이 담겨 있어서 마치 책 속의 친구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건강’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다.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의식하면서도, 식탁에서는 언제까지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처럼 그 사실을 잊곤 한다. 그리고 건강을 잃고서야 뒤늦게 식습관도 되돌아보게 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진리는 이제 너무 식상해서 언급하기 조차 민망하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런 책들을 좋아한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가슴으로 깨닫는 건 다르니까.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대한민국에서 몇 명 안 되는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철학자였다. 알고 보니 철학서만 다수 집필한 바 있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가장 고민하고 있는 주제로 철학할 수 있어 기쁘다.
책은 요즘 식문화 트렌드를 쭉 꿰고 있고, 단어 선택 또한 신랄하고 흥미롭다. 읽으면서 뜨끔할 정도로 말이다^^;;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면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도 나오고 히틀러의 독재자 기질 이야기까지 등장하는데, 짐작컨대 이렇게 재미있는 철학서도 드물 거다 :)
음식으로 하는 철학 공부라니 이렇게 신날 수가 ! 조금 뜬금 없지만, 백종원 선생님이 중국어 공부할 때 음식으로 공부했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맥락은 다르지만, 음식을 매개로 언어와 다양한 학문을 통합해서 숙고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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