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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가을에-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며

가볍게 가을을 날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결에 무릎을 꿇고

모아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낸 전설 속에 묻혀 버리는

해저같은 그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의 기억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주십시오.

 

 

평생 간직하고픈 시

윤동주,김소월,박인환,김현승,김용택,황동규,나태주,신달자,마종기,정희성,기형도,천양희,정호승,<곽
북카라반 | 2015년 10월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둘다 기도하는 내용이라 그런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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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고독한선택

    정한모의 시를 무척 오랜만에 보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2018.09.30 14:4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flinch

    마음으로 느껴지는 좋은시 잘 읽었습니다

    2018.10.28 11:16 댓글쓰기
  • kwangmusu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10.30 18:0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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