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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떠남과 머묾 사이에서

 

“머묾과 떠남 사이에서 집과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다”

 

‘사이’라는 말과 상태를 좋아한다.

다른 둘 ‘사이’에 있으면

둘 다 볼 수 있다.

깨닫는다.

모순되어 보이는 다른 둘이 나를 이루고 있음을

 

“행복한 사람은 떠나지 않는다. 그냥 산다.”라며

세상을 돌아다닌 오소희 작가는

이제 자신의 공간에서

머묾을 이야기한다.

 

2. 너는 아름다워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아름답다.

일반 책보다 폭이 좁아

손에 쏙 들어오는 이 책 표지에는

창을 보는 여인 그림이 있다.

벽지와 화분 그림의 뒷표지와

이어져 책 표지가 공간으로 다가왔다.

 

문장도 아름다운 이 책에서

내가 읽고 또 읽은 부분은

‘아름다움에서 추락할 때’ 이다.

아름다움에 예민한 나는

내가 기대한 아름다움에서 추락할 때 견디지 못했다.

 

발붙인 곳에서

감사,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의지가

사라질 때 떠남을 생각했고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집 안에서 창밖을 보는 여인처럼

시선은 계속 바깥을 향한다.

 

이 책에서 내가 눈물을 많이 쏟았던 부분은

‘머묾’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지고 볶고 지긋지긋 떠나고 싶다 생각했지만

막상 떠나지 못하는 내 마음을 읽었다.

그 세월 동안 우리는

입에 담기도 민망한 미친 짓을 다양하게 했지만

이혼을 말하면서 결코 이혼하지 않는

우리의 선택으로부터

헛되다 말하면서 다시 가족을 꿈꾸는

우리의 번복으로부터

우리가 서로를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서로를 원한다는 것의

다른 말임을 받아들였다 .

그렇다면 원하는 것을 얻는 자들답게

한껏 겸허하게 상대방을 수용하고

나아가 상대방에게 감사해야 함을. p226~227

...

아이를 키우는 동안 참 많은 날을

울다가도 아이가 올 시간에는 일어나 세수를 했다.

말간 얼굴로 아이를 맞았다.

그때 내게 뛰어들어와 안기는 아이는

언제나 향기롭고 보드랍고 싱그러워서

환한 태양처럼

방금 내가 울던 자리에 빛을 비췄다.

덕분에

슬픔에도

절망에도

함몰되지 않고

오늘까지 살아왔다. p246~247

오소희/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3. 당신과 나의 방

 

당신만의 방에서 시작해 당신과 나의 방으로 이어지던

책은 인식하는 사람의 운명으로 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만난 질문

나는 왜 읽을까? 쓸까? 떠날까? 머물까?에 대한

대답을 찾은 것 같다.

나를 알기 위해

읽고 쓰고 떠나고 머문다.

 

작년 여름 부암 살롱을 향하던 시간도

나를 찾는 여행으로 기억하고 있다.

책에서 그 공간을 다시 만나니

나를 열어 새로운 사람, 세계를

만났던 여행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 부암 살롱에서 만난 소희 언니는

헤매도 네가 가고 싶은 길을 찾아도 된다고

등을 밀어줬다.

부암살롱에서 만난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다.

 

20년 만에 처음 커튼을 달고

자신의 공간을 마련해

그 공간을 나누는 소희 언니에게서 희망을 본다.

 

지금은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고

 

삶에 질문을 가져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대답할 시간을 줘도 된다고

내가 뿌린 행복과 지혜의 씨앗이 발아하고 있다고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언니처럼

주저주저하는 동생 등을 따뜻하게 밀어주며

나눔을 실천하는

언니가 되고 싶다고.

'인식'하는 훈련이 '각성'을 가져다줄 것이고

각성이 벼러지면 '지혜'를 얻으리라 믿는다.

확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개의치도 않는다. p300

오소희/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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