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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렇게 작은 아이였을 때

[도서] 네가 이렇게 작은 아이였을 때

전소연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더는 사진을 인화하지 않는다. 도처에서 찰칵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시대인데, 참으로 역설과도 같다. 찍는 도구가 달라진 탓이 크다. 오늘날 웬만한 휴대폰은 카메라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한다. 크기가 작아 유리한 점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과도하게 끌지 않아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필름 카메라는 결과 확인이 즉시 불가능한 것을 고려한다면 휴대폰을 이용한 사진 촬영은 신속하기까지 하다. 굳이 값비싼 카메라를 장만한다거나 휴대폰 사용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편리함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내 나이 또래는 대개가 집에 앨범을 가지고 있다. 부모가 차곡차곡 촬영해 모은 사진들이 앨범을 가득 수놓고 있다. 이따금 생각이 날 때면 앨범을 넘겨보며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곤 한다. 지금 나의 휴대폰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사진이 잠들어 있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옛 사진을 들여다볼 수 있기에 오래 전 찍은 의외의 사진을 발견하곤 즐거움을 느끼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오로지 찍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만 같을 때도 잦다. 이 즈음 되면 기록의 가치에 대해 되묻고 싶다. 왜 우리는 그토록 자주 사진을 찍는지를 말이다.

어여쁜 꼬마 친구 둘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소울이 그리고 류이. 아들만 둘이요, 2011년에 엄마가 됐다고 하는 것으로 볼 때 첫째 아이는 올해 9살이다. 아직은 한창 귀여울 나이지만 어린이 아닌 ‘아기’로 불리던 시절에는 아마도 더 귀여웠을 것이다. 키울 땐 너무 힘겨운 나머지 예쁜 줄을 모른다는 말도 있다. 이미 과거가 돼 버린 아이들의 모습을 추억하기에 사진만큼 좋은 도구도 없지 싶다. 저자는 아예 책을 만들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만드는 작업은 왠지 매우 어렵다는 느낌이 강하다. 오늘날엔 책도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소위 잘 팔리는 책을 선호하는 건 출판사로선 당연한 일이다. 물론 유명 출판사를 통해야만 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소장을 위한다면 인터넷에서 베푸는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해 얼마든지 나만의 책을 만들 수도 있다. 이 경우에 편집의 과정은 아무래도 지난할 수밖에 없다. 각종 툴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사진의 배치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와 같은 작업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아이들은 마냥 어린 것 같으면서, 또 그렇지만도 않았다. 저마다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듯 때론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말 속에서 심오한 마음이 읽히기도 했다. 한 때 우리도 구사했던 말인데 한없이 신기했다. 세상에 익숙해짐에 따라 표현도 고리타분해지는 건지, 그렇다면 영원히 철들지 않음으로써 아이의 언어를 구사하는 편을 택하고 싶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이는 커갔다. 키가 한 뼘 자랐고, 어린이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모습을 뽐냈다. 어느 순간부터는 안경을 쓴 아이가 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아직 열 살에도 이르지 않은 아이가 앞으로 세상에서 만나게 될 일들이 얼마나 다이내믹할지. 단지 사진을 보았을 뿐임에도 순간 난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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