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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는 사람들

[도서] 고백하는 사람들

김재웅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데, 오로지 기억되고픈 마음에서 자서전을 써내려가진 않았을 것이다. 적극적인 변명 혹은 열렬한 자아비판.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 차원의 기록과 기록에 반하는 평정서. 지금도 비슷할 같은데, 북한의 1940-50년대는 원치 않는 고백의 시대였다.

 

쓰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다. 헌데 이번에 읽은 책은 여러 모로 독특했다.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기술했다. 잊혀지고 싶지 않은 바람이 듬뿍 담긴 것일까. 의도가 궁금했다. 거기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말하지만 알려 들수록 없는 북한 사회에 속한 이들의 기록하는 점이 신선했다. 물론 지금으로부터 50년도 전의 생활상이 담겼으므로 오늘날의 모습과는 사뭇 다를 분명했다. 허나 북한의 현재 못지 않게 북한의 과거에 대해서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택한 책은 설명이 어려운 여러 감정을 내게 선사했다.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친일 부역자들의 자손이 떵떵거리는 와중에도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들의 후손은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하며 산다. 적잖은 수는 여전히 고국 땅을 밟지 못한 전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그나마 북한의 청산은 우리보다 한결 강고했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이었을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며 면모를 약간이나마 엿볼 있었다.

기록으로부터 끊임없이 읽어낼 있었던 출신성분에 대한 내용이었다. 부모, 형제 등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도면밀하게 고려됐다. 일제 강점기에 크고 작은 자리를 차지했던 이들은 가차없이 좋지 않은 성분으로 취급됐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에 반응했다. 일부는 자서전을 기술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키거나 축소했다. 당국의 실로 막강한 힘이 그들의 의도를 간파하는 시간 문제였음에도,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할 있으리라 믿었던 같다.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철저한 반성의 태도를 강조한 이들도 됐다. 특정 계기를 언급하며 지난날의 자신과 결별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으로부터 왠지 모를 처절함을 느꼈다.

저자는 신분제의 혁파,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이상의 실현을 부르지는 과정에서 하나의 신분제가 안착했다고 보았다. 그와 같은 주장에 동의한다. 그와 동시에 스스로의 결백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주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하는 사회의 고착화가 오늘날 북한사회의 경직으로 이어졌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했다. 책에 수록된 기록이 과거의 것이면서 왠지 현재도 유효할 것만 같았다. 그러잖아도 부족한 에너지가 사적 영역에까지 지나치게 침투하면서 성장 쪽으로는 어떠한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형국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는 무섭기도 했다.

동떨어진 세계를 접한 3 자의 시선을 취한 책을 읽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 또한 이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지 싶다. 도처에 설치된 CCTV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기록의 형태가 아니어도 사람들 사회의 평판에 의해 나는 하루에도 수시로 살아났다 죽었다가를 반복한다. 어느 편이 나으려나. 인간의 탈을 비정한 사회, 무뢰배의 얼굴을 폭력적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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