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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 독서법

[도서]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독서를 등한시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옛 생각에 젖어 들고는 한다. 공부를 해야지 왜 쓸데없이 소설책을 읽는가. 이럴 시간에 수학 문젤 하나라도 더 풀겠다. 진심 어린 우려의 마음을 가득 담아, 때론 날 선 목소리로 내게 건네지곤 했던 그 말들은 대체 무엇이었던 걸까. 그런 말을 들을 적이면 난 주춤했고 마치 죄 지은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결국 책을 문제집으로 대체했고, 어느 시점부터는 아예 독서와 담을 쌓았다. 이는 오로지 나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거다. 요즘 아이들의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볼 때마다 나는 숨이 막힌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학원으로 달음질을 친다. 이미 어두컴컴해진 시점에서도 아이들은 집으로 오지 못하고 독서실로 향한다. 새벽 1-2시에서 비로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는 독기를 품은 채 책상에 다시금 앉기까지 한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학습에 쏟아 부어야만 입학이 가능한 게 우리나라의 대학이었는 줄은 진정 몰랐다. 만일 내가 이들과 경쟁한다면 낙오는 피하기 힘들 것 같다.

‘공부머리 독서법’이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다. 주변에 수험생이 없는 나도 이러한데, 수능이라는 거사를 치러야 하는 자녀가 있는 분들이라면 본능적으로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양해야 한다며 목이 쉬도록 외치는 ‘독서’를 장려하는 책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독서를 해야 학업성취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말에 혹하지 않을 부모는 없지 싶다.

막연히 독서가 좋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보았을 텐데, 저자의 주장은 그와 상이했다. 학창 시절 접한 거의 모든 과목의 문제는 우리말로 적혀 있었다. 어떤 과목의 경우 긴 지문을 읽은 후에 비로소 문항 풀이에 나설 수 있었다. 시작도 해 보기 전에 지레 겁을 먹는다거나 얼마 아니 읽었음에도 이미 집중력을 상실하는 등의 일이 수시로 발생했다. 모든 걸 완벽하게 읽었는데 이해치 못할 이유로 오답을 고른 적도 많았다. 5개의 지문 중 정답으로 고를 수 있는 내용이 무려 3개씩 눈에 들어왔을 때의 난감함이란. 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지 저자는 분석했다. 가장 옳은 걸 골라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지문에 명시된 것 이상을, 흔히 말하는 행간에서 읽어냈어야 하는데 이를 놓쳤다. 즉, 독해 능력의 부족이 이와 같은 비극(?)을 낳은 셈이다. 안타깝게도 국어 과목에서만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단순 암기로는 극복이 어려운 사회 분야, 심지어 우리말로 아니 쓰여 있는 영어 과목에서조차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사고력은 발휘할 필요가 있다. 독서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경우에는 배양이 어려운 게 사고력인데, 심히 어린 시절부터 사교육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입장에서는 독서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숙지할 것을 요구받는다. 학원을, 그것도 여러 군데 오간 후 귀가했을 땐 이미 체력이 방전된 상태라 책은 물론이거니와 그 어떠한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다. 모두가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놀릴 순 없다는 불안감에 보다 비싼 값을 지불해가며 수준 높은 강사에게 아이를 맡겨보지만 그 과정 속에서 아이는 주도적으로 사고할 능력을 상실한다. 영어, 수학 중심의 학습 강조 분위기 속에서 저조한 국어 점수는 주목받지 않는다. 아이, 부모 모두에게도 이는 심란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많이들 이를 놓치지만, 저자가 일종의 변곡점이라 칭한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 시점에서 집중적인 성적 하락을 보이는 이들을 살피면 낮은 국어 점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를 해석하지 못하니까 풀지 못한다. 도통 모르겠다며 울상 지어 보지만 이미 늦었다.

실용적인 측면이 강한 책이었다. 자녀와 함께 실천해 볼 수 있는 독서의 방법이 적혀 있었는데 이는 작가의 노하우이므로 이번 글에선 언급하지 않으련다. 책을 멀리하며 보낸 몇 년의 시간을 이제 와서 아쉬워해 본다. 좀체 오르지 않는 국어 성적에 한탄했었는데, 수능 지문에 자주 등장하는 현대문학의 해설본을 찾아 읽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었단 걸 그 시절엔 몰랐다. 물론 수능에서 몇 점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더 낫다 여겨지는 대학에 진학하는 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가며 해댔던 공부가 방법을 몰라 행한 어리석음이었다고 생각하니 살짝 억울키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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