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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도서]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신예희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보자마자 외쳤다.

 

“제목 참 지랄 맞다”

 

다른 책을 고르려 마음을 먹은 상황에서도 시선은 자꾸만 향하는 게 꼭 운명 같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품에 안고 집으로 오는 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 책에 이끌렸던가. 혹 나의 행동이 이른바 ‘돈지랄’에 속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소비는 좋은 것이다. 소비 없는 생산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거라 하여도 정도가 지나치면 말썽이 생긴다. ‘돈지랄’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파산이 존재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신용카드 여러 개를 사용해 그간 사용 금액을 메우고, 정 안 되면 머리를 조아리며 주변에 돈을 꾸고자 매달리는 행위까지 갔다면 심각한 수준이다. 거기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걱정스러운 경우가 꽤 된다. 필요치 않음에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하고야 마는 센스 덕에 나는 매달 얼마나 심장이 오그라드는지 모른다. 텔레비전과 멀리해도 수시로 접속하는 인터넷 상에는 광고가 참 많다. 굳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지라도 나도 모르게 ‘이건 구입 않으면 후회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가 쉬운 세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티끌도 모아 태산을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소비 생활 정당화에 나선 저자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긁어 모은들 소용없다. 아까워 오래 쟁여둔다 하여 가치가 상승하진 않는다. 음식물이라면 갖다 버려야만 하는 상태로 변질되고, 전자제품이라면 어디에 내다팔기도 힘들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다. 의류라면 유행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아니면 내 체형이 변하거나 선호가 바뀌는 등의 이유로 더는 찾지 않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맘껏 구입하고 맘껏 쓰는 게 보다 현명한 태도일 수 있다!

한 때 저렴한 제품을 다량 구입하는 일을 즐겼다. 남들 티 하나 살 돈으로 나는 세네 벌을 구입하고는 입을 옷이 많아졌다며 좋아했다. 저자의 기록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짝퉁’이 주는 만족감은 진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질 자체는 비등하더라도 일단 내 자신이 가짜라는 걸 알고 있다. 차라리 제값 주고 하나를 제대로 구입하는 편이 행복 지수는 높다고 저자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나이 듦이 소비에 관대함을 불러 일으킨 영향도 조금은 있을 텐데, 내 경우도 비슷하다. 싸게 구입한 옷은 시간 앞에서 약해졌다. 달랑 몇 번 입었건만 마치 몇 년은 입은 거 같다. 운동화를 3천원에 구입한 적이 있는데(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세 번 신었더니 신발 밑창이 좌악 입을 벌렸다. 이런 사유로 버리고 또 다른 물품을 구입해야면 저가 공략이 더 큰 소비를 부른 형국과도 같다.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은 후 나는 소비에 관대해지기로 했다. 저자처럼 딸 둘, 막내가 아들인 집의 둘째딸로 태어나 제 몫 챙기기 버거운 상황에 놓인 게 아님에도,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내가 날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사랑도 못 받으리라는 사실에 눈 뜨고야 만 것이다. 적어도 나쁜 소비는 없다. 가끔은 너무 많이 사 모은 것만 같아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길지라도.

세상은 넓고 구입할 건 널렸다. 오늘도 물욕 앞에서 나는 춤을 춘다. 이걸 구입할까 저걸 구입할까. 참는 건 어렵다. 결국 난 무언가를 선택해 내 것으로 만든다. 저자로부터 연대의식을 느낀다. 우리의 돈지랄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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