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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하는 아이

[도서] 지켜야 하는 아이

줄리 리 저/배경린 역/김호랑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오늘은 6.25전쟁이 72주년을 맞이한 날이다. 80년대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때만 해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전쟁이었던 6.25! 그래서 해마다 6월이 되면, 6.25전쟁에서 크게 다치신 나의 학교 교장선생님은 인사를 '멸공'으로 받고, 아이들 실내화 안쪽 바닥에 북한 원수의 얼굴을 도장으로 찍어주며 밟으라 하였다.

그 전쟁이 어느새 70년이 넘게 지났다고 한다. 72년 전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세대들은 어느새 80세를 전후하는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하였다. 이른바 전쟁세대, 몸으로 전쟁을 겪어내고 고난으로부터 벗어나느라 몸부림쳤던 세대들. 바로 나의 아버지가 그 세대 중 하나다. 6.25전쟁이 있던 당시 4살에 불과했던 아버지는 어느새 팔십에 가까운 연세가 되셨다.

22년생이신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무시무시한 전쟁을 몸으로 겪어내셨다. 그리고 두 분은 4살이던 아버지는 물론 그 밑으로 무려 네 아들을 더 두었다. 오 형제를 데리고 살아낸 전쟁의 세월이 얼마나 힘들고 고난으로 가득했을까? 그렇게 할머니는 나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삼촌을 등에 업은 채 피난을 떠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난의 세월에서 오형제를 무사히 지켜내셨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13살 소라는 북한에 살고 있었다. 전쟁은 두 남동생인 영수와 지수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와 평범히 살고 있던 이 소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비록 남동생들을 위해 오마니의 말대로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자신의 삶을 마음대로 할 수 없던 소라였지만, 따뜻했던 가족과 집이 있던 곳에서 갑자기 참혹한 전쟁 속으로 내던져진 것이다.




"아뇨, 너무 위험합니다! 애를 셋이나 데리고 걸어서 남조선 끝자락까지 갈 수 있갓시요? (중략) 가족들 목숨을 다 내걸고, 집도 절도 다 내건 게 무슨 소용이란 말 입네다" (중략) "하지만 아무 자유도 없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갓소?" - P.46

동네사람들이 남쪽으로 내려간다며 마을을 떠날 때도 오마니는 터전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아버지가 떠나자고 할 때도 떠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고 치고 내려갈 때에도, 다시 맥아더 장군이 탈환하여 북으로 밀고 올라갈 때에도, 떠나지 못하던 가족들이었지만, 결국은 후퇴 길에 피난을 떠난다. 그리고 그렇게 피난길에 포화를 피하다 소라와 영수는 오마니 아바지, 그리고 지수와 헤어져 아무런 대비도 없이 단둘이 부산의 외삼촌 댁을 향해 피난을 계속하게 된다.




임진강이 온통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울부짖는 소리가 골짜기를 가득 채웠다. 나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돌아보지도 않았다. 내 등에 업힌 영수가 총에 맞지 않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 P.195

대동강을 건너고 임진강을 건너며 총을 피해 무작정 하루 종일 뛰어 도망치기도 한 나날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용을 당할 뻔하기도 하며, 눈 덮인 숲도 버려진 집도 지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발걸음도 옮겼던 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찔한 여정을 거치며 소라와 영수는 앞으로 나아간다. 망설임 없이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고 두려움을 떨쳐가며 피란을 계속하는데...



★영수와 소라는 과연 부산에 닿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부모님과 지수를 만날 수 있을까?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처절한 여정이 칼날처럼 아프게 다가왔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갈 수밖에 없던 '꼭 살아야 했고 꼭 지켜야 했던' 아이들. 눈앞에 펼쳐지는 전쟁의 참혹한 장면들이 너무 생생해 나도 모르게 눈물 지어졌다. 특히 소라의 마음에 완벽히 동화되고 나니 이렇게 아플 수가 없는 시간들이었다.

자신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기반하여 이 책을 써나갔다는 한국계 작가 줄리 리.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북한에 살던 옛 시절의 이야기와 전쟁 이야기 그 순간순간을 글로 적어 기록으로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다시 겪고 싶지도, 겪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모두가 꼭 알아야 하는 역사, 꼭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사라지지 않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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