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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저 | 문학동네 | 2008년 03월
어떻하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신문을 읽다가 '여행지에서 함께 하고픈 책'이란 코너에서 어느 시인이 이 책을 추천한 것을 보고 이 책을 고르게 되지 않았나 기억된다.

이언 매큐언이란 작가도 내게는 생소한데 검색을 하다보니 이 작가에 대한 팬들이 적지않아 보인다.

생소한 작가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파이이야기]를 쓴  얀 마르텔이 받았던 부커상을 받았다니 좋은 작가임에 틀림이 없으리라...(논리의 비약인가?^^)

 

 

별다른 사전 정보없이 그냥 책을 읽어나가면서 생각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싶었다.

"단지 신혼 부부가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와서 첫날밤을 겪는 그 몇시간의 이야기로 한권의 책 분량의 이야기를 풀어내다니 대단한 이야깃군이군"

 

책의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영국 (격식과 관습이 좀 강한 나라맞나?), 거기에다가 때는 1960년대. 아직 피임이란 것이 생소하고 그래서 남녀가 혼전에 관계를 가지면 그것은 곧바로 임신과 결혼으로 이어지던 시대.

 

주인공은 달랑 두명

여자 플로렌스

플로렌스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세스 뿐 아니라 키스나 신체적인 접촉도 혐오하는 여자.

(책의 중간에 언뜻 비치는 것이 어릴때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그러한 섹스 혐오증 원인을 약간 옅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였으나 명확하진 않았다. )

그러나 나머지 면에서는 강단이 있는 유망한 바이올린 연주자.

아무튼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은 했으나 섹스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여자. 그래서 첫날밤이 무지 두려운 여자. 그러면서도 그 두려움을 감추려고 오히려 오버를 하는 여자.

 

남자 에드워드

사랑하는 여인과의 첫날밤을 위헤서 일주일간이나 self-pleasuring(?)도 참았던 남자. 그래서 첫날밤 그녀와 함께할 육체적인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푼 남자.

그 기대도 너무 컷고 또한 기대와 함께 그가 통제할 수 없는 그의 일부분도 너무 커져버려서 결국 일을 그러치고마는 남자.

 

이 두 사람

서로 사랑하지만 그러나 섹스에 대해서는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진 두 신혼 부부가 펼치는 첫날밤의 이야기. 그리고 안타까운 결말이 이 이야기의 줄거리라면 줄거리인데...

 

다 읽고 나서는 가슴한편이 아리는 그 느낌은 왜 일까?

마치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마지막 부분을 생각할 때 드는 느낌같다.

숲속에 길이 두개가 있었고 나는 그 두길에서 갈등을 했고 결국 하나를 선택했고 그로 인해서 나의 인생이 많이도 달라졌다는 그 싯귀...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단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회한'이라고 하고 싶다.

서로 사랑했으나 그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툴렀던 두 사람이 체실비치에서 다투게되고 그로인해서 두 사람의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굴절되는 이야기.

 

 

책 말미에 이야기 하듯이

사랑과 인내 그 두가지가 그때 동시에 있었다면 사랑하는 그들의 삶이 그렇게 굴절되지는 않았을 것을...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란 것이 얼마나 우리의 감정을, 우리의 진심을 나타내기에 부족한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때 그 바닷가에서 플로렌스도 에드워드도 어떻게 보면 그렇게 사랑하던 두 사람이 헤어질 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로 다투게되고 서로가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상처를 주는 말들을 뱉어내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고야 마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비단 이 소설 속의 두 사람만 그러할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본의가 아니게 뱉어내게되고 그로 인해서 오해하고 멀어지고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언어는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아마도 아주 부적절한 도구가 아닐까?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그렇게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말이다.

체실 비치에서 그는 큰 소리로 플로렌스를 부를 수도 있었고, 그녀의 뒤를 따라갈 수동 있었다. 그는 몰랐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이제 그를 잃을 거라는 확신에 고통스러워하면서 그에게서도 도먕쳤을때, 그때보다 더 그를 사랑한 적도, 아니 더 절망적으로 사랑한 적도 결코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그녀에게는 구원의 음성이었을 것이고, 그 소리에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을 거라는 사실을. 대신 그는 냉정하고 고결한 침묵으로 일관하며 여름의 어스름 속에 선 채, 그녀가 허둥지둥 해변을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힘겹게 자갈밭을 헤쳐나가는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작은 파도들이 부서지는 소리에 묻히고, 그녀의 모습이 창백한 여명 속에서 빛나는 쭉 뻗은 광활한 자갈밭 길의 흐릿한 한 점으로 사라져갈 때까지.

 

 

비록 우리의 언어가 감정을 전달하는데 아주 미흡한 도구이기는 하나 그래도 사랑할때는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에드워드와 플로렌스처럼 긴 시간이 지난 후 그 바닷가를 회상하면서 가슴아픈 이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나는 감히 서투런 언어로나마 이야기 하련다.

 

사랑해~~

(역시 좀 서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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