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리'딩'포인트 : 이소라의 바람이분다를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으면 더욱 아련한 감성으로 책을 감상할수있다!)
예전에 누군가가 인터넷에 여러 책 속의 문장을 골라 소개해주던 걸 봤던 기억이 난다. 문장들이 하나같이 다 예뻤는데, 그렇게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이미 다른 누군가가 책의 제목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했었었다.

그렇게 구매하게 된 책
사진 속 문장은 책의 첫 문장. 우리는 그 무엇도 상상할 수 없다.
사실 책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인터넷에서 알게 되지 않았더라도 아마 서점에서 마주쳤어도 구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책을 산 계기 자체가 책 속의 문장들 때문이어서, 필사라든지 혹은 좋은 문장들을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들곤 한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다 썼다가는... 리뷰에 책을 다 올릴수도 없고 고르고 고르고 골라도 고를 수 없으니 펼쳤을 때 나오는 문장을 적어보려 한다
5# 그날의 쓸쓸함 中
우리의 과거는 모두 청춘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청춘은 푸른 봄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봄은 겨울을 겪었기에 존재하는 것이니까. 내가 뻗은 한 뼘이 무언가에 닿지 못할 때 그것은 겨울로 존재하며 뻗은 손 끝이 향한 곳에 다다랐을 때 봄으로 존재한다.
책 속의 문장처럼 청춘은, 그러니 지난 우리의 청춘은 다른 것으로는 안 되는 것이리라. 그 때의 나이기에 그렇게 존재하는 청춘일테니. 다만 내일 그릴 내 오늘의 청춘은 사랑으로 바꿔놓을 수 있지 않을까?
37# 당신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본 리뷰의 메인챕터(!)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들으면서 리뷰를 쓰는 중인데 이 페이지가 3번씩이나 펼쳐졌다. 노래의 분위기와도 맞는 구절들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로 기분이 좋아지는 거지 뭐
혹시 심장을 꺼내볼 수 있다면 우리들 심장은 보라색이 아닐까?
표현이 진짜 너무 좋아서 계속 보게 된다. 황순원의 소나기도 그렇고, 대개 우울하거나 한 느낌을 표현할 때 보라색을 많이 쓰니까 위 문장을 읽을 때는 단순히 그런 의미인 줄 알았다. '우리들 가슴 안 쪽에 든 멍이 모두 심장으로 몰려가서 보라색이 되었다면' 이라니.
우리는 수많은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보라빛을 띠던 멍이 푸르러지고 노래지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계속 멍이 들며 보라색 빛깔을 띤 심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런 상처 속에서도 심장이 계속 뛰는 것은 역시 사랑 때문이겠지.
사랑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가족을, 친구를, 애인을, 반려동물을, 혹은 나만 말하는 것 같아보여도 사실은 같이 대화하고 있는 식물을, 세상의 글들을 마음에 담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는 계속해서 쿵쿵 뛰는 보라색 심장을 가지고 오늘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