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의 세 번째 작품인 박씨부인전까지는 꽤나 흥미로운 전개를 선보였던 기기인 도로였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기기인 도로에 수록된 나머지 두 작품은 앞선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놓고 보았을 때 그렇게 바람직한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박씨 부인전의 내용이 국가적 차원에서 증기 기술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다음 작품인 염매고독에서는 증기 기술에 대하여, 그중에서도 기기인과 관련하여 무언가 아는 자들이 조용히 처리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던 전개가 염매고독에서 이르러 한 번 브레이크가 걸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