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터로 작가의 무죄추정은 동료 검사이자 자신의 불륜 상대였던 이가 살해당한 사건을 조사하던 주인공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그 사건의 피의자로서 법정에 서게 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입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소개 문구만을 놓고 보자면 무죄추정이라는 작품이 법정 스릴러의 교본과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죄추정 2권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죄추정 1권만큼은 법정 스릴러라는 소개가 무색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고 봅니다. 무죄추정 1권은 주로 이 소설의 화자인 로자트 사비치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더불어 그의 거취에 큰 영향을 끼칠 검찰총장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지는 한편으로, 그가 어떻게 하다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캐롤린 폴헤무스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저를 비롯하여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는) 캐롤린 폴헤무스 살인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로자트 사비치가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인 법정 공방에 시작될 듯한 분위기는 이 책이 다 끝나갈 무렵에서나 시작되고 있다 보니, 앞서의 이야기들이 2권에서 어떻게 활용이 될지는 몰라도 1권의 내용만을 놓고 보자면 그저 쓸데 없는 이야기들로 분량만 늘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