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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권력

[도서] 21세기 권력

제임스 볼 저/이가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1세기 권력>은 최근 몇 개월간 읽었던 책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책이다. 먼저 이 책의 작가인 제임스 볼은 단연 누구보다도 논리적이고 감각적인 글쓰기로 독자를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에 몰입하도록 만든다.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고,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그의 문장은 다양한 독자층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도 방대한 인터넷과 권력이라는 주제를 '권력의 다이나믹'의 관점에서 살펴보기 적합하다. 이 책은 인터넷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파트별로 배치해놓았고, 가장 앞에서 인터넷의 탄생비화와 역사를 훑어준다. 따라서 독자는 인터넷의 탄생과 진화를 간략히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각 이해관계자가 어떤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인터넷망이 없이는 문자 그대로 '길도 찾지 못하는' 세대가 되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 없이는 운전할 수 없고, GPS 기능이 없이는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찾아갈 수 없고, 지하철과 버스 환승 정보까지도 온통 인터넷으로 습득한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의 먹거리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거나 중요한 거래와 그 기록도 인터넷을 통해 행한다. 심지어는 아이들의 육아도 유튜브 채널에 맡긴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인터넷은 누가 움직이는가?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벌어가는 건 누구이며, 누가 우리의 생각을 조종할 만한 권력을 쥐고 있는가? 

 

우리는 스스로 생각한다고 착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각자가 자기만의 독특한 관점을 갖고 세계를 바라보며 그 안에서 상호작용한다고 믿는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각종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정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우리의 취향, 사고방식, 세계관은 우리가 깊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알고리즘이 추천한 대로' 형성되며 강화된다. 그런 알고리즘은 자기강화적이기까지 하다. 우리가 한 알고리즘을 따라가다보면, 그 알고리즘은 같은 논조의 콘텐츠들을 우리에게 노출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의 생각이 형성된다. 믿기지 않는다면 구글과 네이버를 상상하면 된다. 우리가 '대통령'을 검색했을 때 구글에선 무엇을 가장 상위에 보여주는가? 네이버는? 우리가 어떤 글들을 먼저 접하게 되는지는 포털 사이트가 결정한다.

 

그렇다면 그 '알고리즘'은 누가 만들고 퍼뜨리는가? 그리고 그 알고리즘이 영향을 끼치는 범위는 어떠한가? 구글과 네이버는 정말 단순한 '검색엔진제공기업'인가? 구글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겠다고 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한다. 네이버는 퀵서비스 배달 시장에 진출하고 콘텐츠 회사들을 사들이고, 제페토를 만들었다. 제페토의 인구 수는 벌써 1억명이 넘는다. 그들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거기에는 우리의 정보가 쌓인다. 이래도 그들이 정말 검색엔진이기만 할까?

 

얼마 전, 이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마이크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마이크에 대고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말했을 때 구글 애드센스가 그 특정 단어와 연관된 광고를 노출한다는 기사였다. 네이버의 날씨 탭에는 자동으로 우리의 주소가 뜨는데, 그 주소를 변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렇듯 그들은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상품화하고 있다. 우리가 '검색'하는 모든 것들은 그들의 데이터센터에 기록되고 그들은 그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판다. 

 

그렇다면 망제공자, 통신업체는 어떤가? 한국의 경우 SKT, LGU+, KT 의 독과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통신망은 또다른 인터넷 이해관계자이다. 그들은 인터넷 망을 설치하고 중계하며 이용료를 받아가는데, 최근 KT의 인터넷 서비스가 라우터 경로 설정 오류로 멈추었던 사건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약 30분~1시간이 넘도록 사람들은 ATM 기기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고, 보안이 취약해졌으며, 어쩌면 공장이 멈추었을 수도 있고, 음식점에서는 POS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카드결제가 멈췄다. 그러나 KT는 자기 과실에 대해서 충분히 사과하고 책임을 졌는가?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어떠한가? 정부는 이들에게 어떤 규제를 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이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이러한 사례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사고방식, 동기, 시스템을 설명한다. 인터넷은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고 우리는 그 시스템을 이해했을 때 비로소 인터넷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올바르게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 인터넷 공룡 기업의 개인 맞춤형 광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 맞춤형 광고는 불법적인 개인 정보의 수집, 관리, 수익화, 신변의 안전까지 다양한 주제가 얽힌 이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터넷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인터넷이라는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단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그건 바로 이 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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