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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

[도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

히로시마 레이코 글/쟈쟈 그림/김정화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돌아보니 덩치가 큰 아주머니가 서 있다. 자주색 바탕에 옛날 동전 무늬가 있는 기모노를 입고 머리에는 알록달록한 유리구슬이 달린 비녀를 꽂고 있다. 머리칼은 눈처럼 새하얀데 얼굴에는 주름 하나 없고 새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바른 모습이 아주 요염하다. (64쪽)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를 읽으면서 전천장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1권에서는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은 탓이다. 전천장은 ‘하늘이 내려준 동전을 받는 가게’다. 전천당의 주인은 여전히 기묘한 아주머니 베니코다. 행운의 손님에게는 반드시 동전만 받고 과자를 판다. 2권에서도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사정을 가진 손님이 우연하게 과자 가게를 찾는다.

 

남의 물건을 훔쳐서 경찰관에게 쫓기다 전천당에 들어온 도둑은 <괴도 롤빵>을 먹고 아무에게도 잡히지 않는 전하 제일의 도둑이 되지만 끝내 잡히고 마는 이야기부터 알약을 먹으면 아픈 게 사라지는 <닥터 주스 세트>, 앞날을 예측하는 힘을 얻게 되는 <여우 전병>, 연습 하나 없이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는 <뮤직 스낵>, 복수하고 싶은 이들에게 복수를 하는 <복수 딱지>, 누군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손님 초대 홍차>까지 여섯 개의 사연에 빠져든다.

 

 

중요한 건 역시나 과자의 사용 설명서를 잘 읽고 지켜야 한다는 것. <괴도 롤빵>를 먹고 도둑은 운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니 자중하라는 경고를 읽지 않았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건 나쁜 일이니 반드시 동화 속에서 잡히지 않도록 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말이다. 신비한 마법의 과자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에서 특히 인상적인 사연은 아픈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의 예쁜 마음을 보여주는 <닥터 주스 세트>, 피아노 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피아노 치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뮤직 스낵>, 혼자 잘 지내고 있지만 외로운 어른의 마음을 읽어주는 <손님 초대 홍차>가 따뜻한 여운을 남겨서 좋았다.

 

알약과 안경, 그리고 의사 가운이 있는 <닥터 주스 세트>는 아이가 안경을 쓰면 마법처럼 진짜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픈 엄마나 이웃에게 아이가 처방으로 알약을 주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직업 체험 같은 거라고 할까. 자신이 준 약을 먹고 머리가 아픈 엄마도 배가 아픈 이웃도 다 나았고 아이는 언젠가 진짜 의사가 되는 날까지 장난감 안경과 가운을 잘 간직하기로 한다. 이런 과자 세트가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학원이든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는 <뮤직 스낵>은 과자를 먹으면 피아노를 잘 치는 단순한 마법이다. 과자 덕분에 피아노를 잘 치게 된 아이는 천재 소리를 듣고 콩쿠르에 나가게 된다. 그런데 <뮤직 스낵>은 음악가 한 명에게만 적용되는 마법. 주인공 하스키가 먹은 과자는 모차르트 맛으로 다른 음악가의 작품은 칠 수 없다. 당연한 일이다.

 

‘<뮤직 스낵>은 음악을 즐기기 위한 것. 너무 우쭐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하스키는 그 말의 뜻을 이제야 겨우 알았다. 그렇다. <뮤직 스낵>의 힘으로 유명해져서는 안 되는 거였다. 전혀 노력이 필요치 않은 방법으로, 진짜가 아닌 가짜 실력으로, 열심히 애쓰고 있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아니었다. (101쪽)

 

<손님 초대 홍차>의 주인공은 아이가 아닌 어른이다. 혼자서도 잘 지낸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는 미도리. 미도리가 그런 생각을 하며 찻잔에 홍차를 따르자 마법처럼 뚱뚱한 할아버지가 나타나났다. 알고 보니 산타크로스였다. 그 뒤로도 쓸쓸해지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홍차를 끓여 친구를 불렀다. 친구들은 미도리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속상한 일을 위로해 주었다. 알라딘의 마술램프처럼 말이다. 점점 줄어주는 홍차, 그리고 마지막에 나타난 운명의 상대까지. 정말 마법의 동화 같은 아름다운 사연이다.

 

마지막 한 잔 분량의 홍차 잎에는 강력한 만남의 마법이 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운명의 사람을 불러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운명의 사람과 정말로 이어질지는 당신의 행동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149쪽)

 

행운의 동전으로만 과자 값을 받는 이상한 가게,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는 아이들만의 동화는 아니다. 과자가 아이들의 먹거리만은 아니듯이 말이다. 쉽고 재미있게 인간의 마음과 욕심을 설명한다고 할까.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 그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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