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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도서]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이정록 저/최보윤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청춘과 찬밥의 공통점을 알고 있는가?

 

그건, 물 말아 먹기 십상이라는 것

p44. 청춘

 

청춘은 지나고 보면 빠르다지만 이상하게 하루는 느리고 무겁기만 하다.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춘을 위해 시인은 응원의 마음을 담아 시를 썼다. 아직 청춘이 오지 않았거나, 이미 왔어도 다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할 모두에게 보내는 ‘청춘 시집’이다. 표지가 단단하고 예쁘다. 연한 마르살라색 벽, 초록색 바닥, 검은 하늘에서 반짝이는 하얀 별과 노란 달. 그리고 밖을 보는 아이가 있다.

 

전반적인 시의 느낌이 밝고 귀엽다. 읽으면서 한바탕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진학과 취업, 등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만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지쳤을 청춘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진지한 분위기의 시나 그림의 비중이 낮은 시집을 선호하는 독자라면 당황할 수 있다. 생각의 늪에 빠지려고 할 때마다 웃기고 귀여운 그림 때문에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하하 웃고 나서 기분 좋게 다시 읽었지만, 세상의 독자는 다양하니까.

 

시집은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청춘 작명소

<2부>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3부> 돌멩이가 웃었다

<4부> 벽을 넘는 자세

 

느낌이 밝다고 했지만, 목차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소 어두운 느낌의 시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시의 형식도 리듬이 느껴지는 것과 줄글로 쭉 이어지는 것이 함께 있어서 시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한 부에는 13~16개의 시가 있다.

부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시를 나열해봤다.

 

<1부> 청춘 작명소

p14. 청춘 작명소, p26. 선풍기

 

☞ 마음이 뭉클했던 시: 청춘 작명소

청춘은 누군가에 의해 작명될 수 없다. 자신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찾기만 한다면 어떤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고, 모이면 다양한 꽃밭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으하하 빵 터진 시: 선풍기

선풍기 뒤통수에 미운 이름을 쓰고 강풍 버튼을 누르면, 여름 내내 뒤통수를 쥐어박는다는 이 시는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다. 살짝 시도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으나, 다행히 지금은 겨울이다.

 

<2부>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p40. 빵빵한 소, p56. 단무지

 

☞ 궁금증 유발 시: 빵빵한 소

과자보다 가벼운 소는 무엇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오라질, 질소’ 나는 웃음이 터졌다. 실소.

 

☞ 생각에 빠진 시: 단무지

백반집에선 단무지가 보잘것없이 누렇게 보이지만,

중국집에선 짜장면 한 그릇에 꼭 필요하기에 황금빛으로 보인다.

 

공감했다. 우리도 대학교, 직업, 배우자와 같이 그저 좋다는 이유로 목표 삼아 갈 때가 있으니까. 우리는 단무지다. 자신을 잘 알고 중국집으로 가면 다행이지만, 백반집으로 가면 괴로운 것이다.

 

<3부> 돌멩이가 웃었다

p72. 봉사활동, p84. 보호 관찰

 

☞ 과거 반성 유도 시: 봉사활동

“여기 오는 이유가 뻔해도 싫진 않아. 진짜 마음이었다면 대학생이 되고 취업한 뒤에도 찾아와야지. 첫 월급 타면 베지밀이라도 들고 와야지. 안 그래?”

 

뭔가 죄송스럽다. 세월이 흘러 지금도 살아 계실까, 라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다시 가볼까, 라고는 솔직히 생각한 적이 없다. 시를 읽으니 내가 든 베지밀을 기다리셨을까 봐 마음이 쓰인다.

 

☞ 나를 관찰하게 된 시: 보호 관찰

얼룩말은 얼룩이 생명이고, 자동차는 부릉거려야 자동차란다. 그러면, 나는 어때야 나다운 것일까?

 

<4부> 벽을 넘는 자세

p100. 옷걸이 자국, p117. 별

 

☞ 위로가 된 시: 옷걸이 자국

힘들어도 어깨를 펴. 날개를 늘어뜨리지 마.

옷걸이의 작은 닭알주먹이 내 두 어깨를 부풀려 놨다.

 

거울을 봤다. 축 처진 어깨가 보였다. 오늘 일부러 옷걸이에 옷을 걸어놔야겠다. 옷걸이 자국 덕분에 어깨가 봉긋 솟아나도록 말이다.

 

☞ 달콤한 시: 별

그럼 동그라미 안에 별을 넣는 방법은?

그건 네가 잘 알지.

네 동그란 눈망울에는

늘 별이 떠 있으니까.

 

꼭 연인끼리나 아이들에게 이 시를 소리 내 읽어주시길. 친한 친구는 안 된다. 맞을 수 있다.


시집을 읽으면서 '시에 깊이를 담았지만 아닌 척, 그림에 삶의 진한 색을 칠했지만 아닌 척'하는 것만 같은 밝고 통통 튀는 에너지를 받았다.

 

‘청춘’ 하면, 먼저 막막하고 어둡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우리를 짓누르는 무거운 보따리를 저 멀리 던져줄 이 시집과 함께해보는 건 어떨까?

 

숨 쉬고 있는 모든 것은 짐이 아니니까요

p48. 낙타

 

오늘도 숨 쉬고 있기에 청춘도 절대 짐이 아니다. 맞다고? 아니라고 생각하자! 이 시집은 뭔가 답을 알고 있다. 다른 분들은 또 어떤 시에 감명을 받고 놀랄지 궁금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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