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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

[도서]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

권재원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유재의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콜라보 3번째 이야기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읽어봤어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콜라보>는 십 대의 눈높이에 맞춰 문학, 미술, 역사, 철학, 고전 등을 다양하고 깊이 있는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 에세이 시리즈인데요.
이미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통해 이 시리즈의 가치를 알고 있었지요.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대한민국의 재판을 통해 세계사를 접근하는 내용이라 살짝 어려울 수는 있으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 나름의 재미가 있답니다.
 

 

 

고대 그리스, 중국, 조선시대, 근대, 미국, 현대 한국의 재판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에요.
그 나라와 그 시대가 무엇을 추구했는가를 재판을 통해 살펴보게 되는 것이죠.
 

 

 

가장 처음 나오는 이야기는 역시 익숙한 내용이어야 관심 있게 쭉 읽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나 어려운 주제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죠.
이 책이 쉽다고는 할 수 없기에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를 핵심 주제로 한 첫 번째 내용의 선택이 좋지 않았나 싶네요.
우리는 보통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구요.
이 책에서는 억울한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히긴 했지만 탈출의 기회를 거부하고 법의 판결을 받아들이는 소크라테스의 결정을 알려주면서, 잘못된 판결로 피해를 보기는 했지만 그동안 아테네 시민으로서 누린 많은 혜택은 받아들이고 판결은 거부한다면 나라가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크라테스의 결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큰 그릇을 가진 인물은 역시 생각의 크기가 다르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네요.
물론 소크라테스의 인물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만 소크라테스의 재판 과정을 통해서 당시 그리스의 민주적인 재판제도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있다면 중국에도 탄핵 사례가 있다고 해요.
물론 현대가 아닌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중국 상나라 시절의 일인데요.
상나라의 왕 태갑은 행실이 방탕하고 포악했으며 탕왕이 세운 법을 마구 어기며 악행을 일삼았기에 그의 고명대신인 이윤은 신하들의 뜻을 모아 태갑을 추방했으며 왕이 없는 동안은 대신들과 나라를 다스렸다고 해요. 3년 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친 태갑을 다시 왕으로 추대했다고 하는데 무력을 쓰지 않고 절차가 있는 탄핵은 지금의 모습과 비슷하며 이 탄핵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탄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태갑의 탄핵 과정과 유하의 탄핵 과정이 비교 대상으로 나오는데요.
이런 역사적 비하인드스토리가 은근 재미있네요.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기록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조선시대의 기록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재미있는 재판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그중에 노비 다물사리 소송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요. 이 소송은 조선시대 민사 재판의 백미로 꼽힌다고 해요.
다물사리는 이지도의 노비 윤필과 결혼하여 이지도의 노비가 되었는데 원래 다물사리는 성균관의 노비 즉 사노비가 아닌 관노비였던 터였으나 이는 모두 변조된 내용이었기에 주인 이지도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다물사리는 죄를 지었으나 나이가 많은 것을 감안하여 판결을 마무리하였답니다.
처음엔 주인이 자신의 노비를 양인이라고 주장하고 노비가 양인이 아님을 주장하는 어이없는 내용인 것 같았는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정당한 판결을 내린 재판임이 분명하네요.
이 재판을 통해 조선시대에 노비가 양반의 재산이었다는 사실과 양인이 노비보다 처지가 나은 경우도 있고 노비였음에도 재산이 많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답니다.
 


조선시대에도 현명한 재판이 있었다면 현대의 재판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1975년 11월 22일 박정희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던 김기춘은 재일교포 유학생들을 간첩으로 몰아 고문을 하고 사형선고까지 내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당시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 희생자들을 만들었던 간첩 조작 사건들은 2011년 9월 23일 무죄판결을 받게 되는데요.
당시의 박정희 정권의 비인간적인 행태들을 읽다 보니 정말 화가 날 수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당시의 공안 검사였던 김기춘이 박근혜 정권에서 또다시 권력을 잡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에요.
30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그 지나간 세월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 수 있을까요?

재판이라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그 억울한 누명을 벗게 해주고 잘못한 사람은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수많은 재판들은  그 나라, 그 시대에 따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네요.
그래서 재판 역시 당시 시대상과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재판을 통해 세계사를 들여다보는 이 책의 의도가 이해가 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무지가 권력자들의 권력 다툼에 휘둘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씁쓸해지는데요.
알아야 하는 것, 끊임없이 탐구하고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나를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물론 분명한 것은 사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이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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