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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도서]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오구니 시로 저/김윤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치매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등 다양한 지적 능력을 가리킨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재는 분명한 뇌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흔히 치매를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고 치매는 모두 똑같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속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치매는 단일 질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단일 질환이 아닌 만큼, 치매는 다양한 종류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필자가 치매에 관련하여 길게 늘여 쓴 이유는 이번에 읽게 된 도서『주문을 틀리는 요리점』때문이다. 이 도서 속 레스토랑은 가상의 공간이 아니며, 이웃 나라 일본에서 실제로 행하여진 식당의 이름이다. 물론 프로젝트의 일환이긴하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는 방송국 PD이자 저자인 오구니 시로가 여러 사람들과 손을 맞잡고 이루어낸 기적같은 현실 프로젝트였다. 필자는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를 읽기 전 간략한 소개글만 보고 '이게 정말 가능할까?' '어떻게 고객은 신뢰를 할 수 있을까?' '너무 위험하고 무모한 생각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몇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와다 유키오"씨의 말에 필자의 생각은 오만이고 편견이었음을 느끼게되었다.

 

 

 

치매 환자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이나 인생마저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사람은 그 사람답게 계속 살아갈 것이고

 거기에 가끔 치매라는 녀석이 불쑥 나타나는 것 뿐이겠죠.

 

- 6page, 와다 유키오 말 중에서 -

 

와다 유키오의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 한대를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잊고 그저 환자로 생각하고 필자 멋대로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보호라는 생각에 악의는 없었지만 유키오의 말을 듣는 순간, 치매를 앓고 계신 분들에게는 악의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필자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었던 것.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저자 오구나 시로의 본업은 방송국 PD다. 그는 한 프로그램의 현장 취재 도중 '심실반백' 발병으로 애정을 쏟아 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다. 이후 좌절에 뻐져있을 때, 동료의 소개로 '와다 유키오'를 취재하러 간병시설에 가게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일련의 '실수'를 경험 하게된 오구니 시로는 불현듯『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된다.

 

 

이 레스토랑에서 주문을 받는 스태프들은 모두 치매나 인지 장애를 앓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주문한 요리가 제대로 나올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 분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오히려 함께 즐기세요.

 

13page

 

 

치매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대충 알고 있던 오구나 시로는 위의 슬로건을 컨셉으로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였고, 그 결과『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2017년 6월 3일과 4일 단 이틀동안 도쿄 시내에 있는 좌석 수 열두 개의 작은 레스토랑을 빌려서 오픈하게 된다. 이는 시험적 운영이었는데, 시험적이란 단어를 쓴 이유는 주변의 반응이 어떠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이끌어 나아갈 구성원으로는 와다씨의 간병업계 도우미 분들과 노인 분들,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완성하게 된 것인데, 노인 분들의 경우는 와다씨의 간병 시설에 계시는 분 들 중 성격이 온순하고 의욕적인 여섯 분을 추천받아 진행하였다. 레스토랑의 영업시간은 11시부터 15시까지, 단 네시간이었다.

 

이『주문을 틀리는 요리점』프로젝트를 통해 저자 오구니 시로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손님들은 음식이 잘못나왔음에도 단 한명도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였다. 실수는 했지만 실수가 아닌 것처럼, 할머니분들은 언제 그랬냐는듯 잊고 소녀처럼 웃으며, 아이처럼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한 여러 국가들이 오구니 시로에게 연락을 해왔고 그 중엔 한국도 있었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구성되어 있는데, 그 사이에는 <1부, 요리점에서 생긴일> 과 <2부,요리점을 만들면서>로 구성되어있다. 1부에는 할머니분들의 사연이 전제가 된다면 2부는 오구니 시로의 제작 일지 같은 느낌을 준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단숨에 잘 읽히는 도서다. 도서를 읽다가 소녀처럼 웃는 할머니 분들의 사진을 보면 지금 당장 레스토랑으로 달려가 보고 싶은 충동을 들게 된다. 1부에비해 2부는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전체적인 느낌은 따듯함이었다. 그러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론 우리나라에서『주문을 틀리는 요리점』레스토랑이 열린다면 어떤 반응이 이루어질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저자 오구니 시로는 '일부로 틀린 메뉴'가 나오도록 실수 하는 것을 경계했다. 방송이란 이유로, 사람들의 기대치가 실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일부로 실수를 만들어 낸다면 본말전도가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방송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최근 한 연예인 부부의 폭로로인해 안그래도 자극적인 방송에 지친 필자는 더욱이 예능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까? 만약 우리도『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 한다면 자극적으로 변질 되지는 않을까? 우려섞인 불안감이 들기도한다. 하지만『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잘 담겨진다면 유익한 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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