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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

[도서] 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

김토끼 저/낭소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1년 동안 3만 팔로워와 소통해 온 저자 김토끼, 그의 본명은 김민진이다. 김토끼라는 필명을 쓴데에는 어릴 때 부터 눈이 금방 빨개져 토끼라는 별명이 따라다닌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언젠가 부터 삶이 무료하다는 것을 느꼈고 무료함을 벗어나기 위해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가던 중 글쓰기를 시작했다.

 

도서『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 는 소설이 아닌 시집 형식의 에세이다. 파스텔 톤의 분홍색 표지와 휘핑크림 속에 안겨있는 여인의 모습에서부터 어떤 따스함이 느껴져온다. 도서는 여섯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며 여섯파트 속에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감성, 친구들과의 관계, 어떤 일상 속 그리움, 깨달음 같은 것들이 베어져 있다. 공감한 부분도 있었고, 대수롭지않게 생각한 부분의 깨달음도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리지 않는 마음이라면 당신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열어 줄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꽉 잠긴 문이라도 열어 줄 마음이 있다면  어떻게든 문을 열고 나와 주었겠지요." p52

 

밥 그릇의 크기가 같다고 모두가 먹는 양이 같지 않다. 그런것처럼 시간은 항상 같은 속도로 흐르는데 느낌만 다를 뿐이다. 누구와 같이 보내느냐에 따라 하루가 평생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눈 깜빡하는 순간 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어릴 때,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친해지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던 때가 있다. 하지만 어느날 그 사람이 잘못보낸것인지 실수를 가장하여 제대로 내게 보낸 것인지 모를 메시지를 받고나서야 마음을 정리하게 되었다.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OO이 눈치없지않냐?",  그 사람이 말하는 눈치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알고는 있었다 그 사람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만 다른 친구들 때문에 싫다고 표현 못했을 뿐이라고 쭉 느껴왔다. 하지만 그의 눈이 줄 곧 말해주고 있었다. '난 네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친해지고싶었다. 같이 다니는 무리 속에서 그 사람과 어색한게 싫어서였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해봐야 그저 나는 눈치없이 붙어있는 거머리같은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그 메시지를 보고서야 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알았을까? 그 무리속에서 자신이 가장 친하다고, 베프라고 말하고 다니던 중학교 동창이 자신의 험담을 제일 많이 하고 다녔다는 것을..

 

"얼마 전 인터넷을 하다가 공부가 하기 싫다는 수험생의 글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하게 되고, 추울 땐 추운 곳에서 일하게 된다는 글이 엄청난 추천수로 주목을 받은 걸 본 적이 있다. 우리에게, 특정 직업이 폄하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일을 하는 환경도 다 다르기 마련이다. 일하는 환경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조금 더 불편해 보인다고 해서 타인의 직업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을 차별과 무시로 대할게 아니라 존중하는 자세로 대해야 한다." p234

 

세상 사람들은 악의는 없지만 이따금씩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엄청난 추천수를 받았다는 댓글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개그맨이 한 말이다. 그때 개그맨의 말을 들었을때는 공감을 했던 말이었는데, 『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을 보고 난 지금은 무언가 머리를 쿵 하고 내려친것 같았다. 그 유명 개그맨도 학생들에게 그런 말을 했을때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내가 공감했을 당시에도 악의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보니 아니였다. 그러면서 불현듯 예전에 보았던 이미지 두컷이 떠올랐다.

 

청소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을 보는 두 모녀가 나왔던 이미지 였는데,  한 아이의 엄마는 딸에게 '공부 안하면 저런일을 하는거야'라고 말을 했고, 옆에 있는 또 다른 한 아이의 어머니는 '저런 생각을 하면 안돼, 네가 공부 열심히 해서 이런일들을 하는 분들을 도와드려야 하는거야' 라는 식의 그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꽤 오래전에 본 것이라서 명확하진 않지만 그랬다.

 

당시 그 그림 속 대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후자에 나온 엄마의 말을 듣고 '그래 맞아' 하는 공감을 많이 보였었다. 그러면서 '공부 안하면 저런일 하는거야'라고  말한 여성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작가 허지웅은 한 방송에서 그런 말을 했다. "그 엄마 둘이 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작가 허지웅의 말은 『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에서 김토끼가 한 말과 처연성이 있는 말이었다.

 

환경 미화원을 보는 두 엄마의 시각차를 그린 사람도 악의는 없었겠지만 결국은 환경미화원분들을 욕되게 한게 되어버렸다. 저런일? 그래 저런 일이란 뭘까, 어쩌면 우리는 악의가 없음을 빙자하여 그 사람을 자신이 잘못된 시각으로 본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그 사람이 게으르다고, 노력을 안했다고 생각하기 편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은 육체의 아픔보다 수치심이나 모멸감 같은 정신적 고통이 더 아플 수 있다.우리는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져봐야 하는 것 같다. 때로는 가장 힘든 것이 자기 자신이 위선적인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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