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도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도서의 제목 중 '사서함 110호'는 이 건PD와 공진솔 작가가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 '꽃마차' 로 엽서나 편지 사연을 보낼 수 있는 주소다. 그렇다면 우편물은 무엇일까?

 

<이 고요한 금빛 먼지> 시집을 낸 시인이자 방송국 PD 이 건, 그리고 방송 작가 공진솔은 라디오 프로그램 '꽃마차'를 함께 하게되며 만나게된다. 첫 만남이후  김국장의 생일날 피할 수 없어 파티에 참석한 건은 얼굴을 비추고 나오던 길에 분리수거 중이던 진솔과 마주치게 된다. (진솔과 김국장은 같은 우성아파트에 산다.)

건은 진솔에게 술 한잔 하자며 말을 건네고, 둘은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호프집 창가에 마주 앉는다. 고종렬 시인 이야기를 시작으로 건의 시집 등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진솔은 속으로  신기했다. 낯가림이 심한편인 그녀로서는 이렇게 빨리 낯가림이 풀린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친하게 지낸 가람한테 조차 말하지 않았던 연애했던 얘기를 할 정도니.;;)

 

가을이 깊어갈 무렵  건과 진솔은 더 친숙해지고 개국 특집 방송을 준비하며 함께 하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어느 날 특집 방송 준비로 건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던 날 낙산에서 진솔은 건에게 고백하지만 아직 애리에 대한 감정이 있었던 건은 '지나가던 바람 일 수도 있다.'며  조심스레 거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지내며, 더 가까워지는 듯 했던 둘은, 한 사건으로 인해 멀어지게 된다. 진솔은 건을 피하고, 건은 진솔을 붙잡지만 진솔은 결국은 일 마져 그만두게된다. 그러나 일을 그만두던 날 진솔은 이필관 옹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대학병원 빈소를 찾는다. 그렇게 찾아간 빈소에서 진솔은 건과 눈물로 재회한다. 

 

할아버지의 상을치른 건은 휴가계를 쓰고 가족과 뉴질랜드로 떠나고, 진솔은 남양주로 이사를 마친다. 3월의 어느날 진솔은  건이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신청곡을 요청한다. 신청곡은 <마도로스 수기>였다.

 

"사람이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기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보태서 써야 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 이렇게 말이디." P372

 

앞서 우편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건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어쩌면 이필관 옹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가 어쩌면 둘의 어떤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필관 옹이 아니었다해도 둘은 이어졌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백년설의 <마도로스 수기>는 건의 할아버지이자 꽃마차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필관 옹의 애창곡(?)이다. 백년설의 <마도로스 수기>를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검색해 본 나는 조금 충격을 먹었다. 백년설의 본명은 이갑룡, 나중에 이창민으로 개명한 그는 1939년에 데뷔하여 무명시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데뷔 2년 뒤부터 친일 가요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뿐만 아니라 군국주의 대중가요를 확산시키는데도 참여 했다는 것이 <친일 인명사전>의 설명이라 한다.

 

해방 이후에도 그는 가수 활동을 이어갔는데, 대중들이 잘 알 정도로 친일을 한 그가 해방 뒤에도 가수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8.15  뒤에도 친일파가 권세를 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이도우님은 이 사실을 알고 계셨을까? 왜 하필 이필관은 백년설의 <마도로스 수기> 였을까?  이필관의 직업이 마도로스였기 때문이라기엔 <마도로스 수기>말고도 '마도로스에 관한 노래'는 더 있었을 것이다. 내가 아쉬운 점이 바로 이 점이다.

 

도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오랜만에 느낀 설렘이었다. 사실 내용은 많이 본듯한 부분으로 신선하진 않았지만 묘한 이끌림이 있어 단숨에 읽었다. 설렜고 유쾌했고 한편으로 따듯하기도 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