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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처방전

[도서] 그림 처방전

김선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미술 치료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직접 창작에 참여하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좋은 예술품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바라보는 것이다.

 

두 가지의 치료 방법 중『그림 처방전』은 총 55점의 좋은 예술품을 감상하며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서술한다.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다면, 내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p11

 

총 55점의 그림 중 눈길이 간 그림들이 꽤 있었다. 그 중 세 개를 뽑자면 첫번째는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와 아서 해커 <갇혀버린 봄> 그리고 윌리엄 맥그리거 팩스턴 <스튜디오를 떠나며> 이다, 여기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그림은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이다.

 

책은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 속 소녀에 대해 기쁨도  슬픔도 보이지 않는 무표정한 소녀로 앳되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른의 모습 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마음은 아직 소녀에 머물고 있지만 몸은 여성으로 향하는 소용돌이에  속해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정면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떤 두려움과 막연한 기대감이 동시에 느껴진다고 덧붙인다.

 

"나는 왜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무르는 걸까? " p4

 

책은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에 눈이 머물렀다면 '당신의 마음은 지금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양가 감정)에 휩싸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때때로 어느 순간에 직면했을 때, 아직 내안에 다 자라지 못한 어린 아이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그림 처방전』에서 막상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에 대한 묘사를 보니 뭔가 허를 찔린 듯 찌르르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자세한 말을 쓰진 않겠지만, 초등학교 4학년때 나는 '내 입에서 나가는 순간 비밀은 비밀이 될 수 없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는 사람을 함부로 믿고 나를 보여주면 안된다라는 것을 느끼게 된 일이 있었다. 사람들은 옛날일이다. 철없을때 일이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난 그때의 일들이 강렬하게 남았다. 그 일들은 어떤 순간마다 나를 서투르게 만들고 나약하게 만들며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지 마세요. 당신은 사랑받기에 이미 충분한 사람이니까, 두려워 하지마세요." p47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 그림에서 한 장 더 넘겨보면 '다른 이에게 내면을 들키는게 무서워 가면을 쓰고 있는건 아닌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여기에 '아니다'라는 답은 할 수가 없다. 남의 시선을 안쓰려해도 나도 모르게 항상 매시간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를 속이고 싫어도 좋은척 할때도 여러번 있었다. 그런다고 모든 이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단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왜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걸까.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구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다들 알텐데 말이다.

 

어떤 사건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거치며 나는 강박적으로 아군도 적군도 만들지 않으려 나를 속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실패 할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어떤 노력을 해도 적은 도처에 있었고, 더불어 영원한 아군도 있을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람들은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았고, 좋은 사람은 그냥 호구로 받아들였다. 강자에게 받은 상처를 받은자들은 그 상처 풀기위해 때때로 자신보다 나약한 희생자를 찾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래서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착한 존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정말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람도 극한으로 몰리기 전까진 그의 본성을 알수 없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 생각들이 왜 나를 차지했을까. 책을 읽는 동안 곰곰히 돌이켜 보았다. 생각해보니 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고, 엄마 나빠! 하는 어린아이 모습이 떠올랐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어린 아이처럼 잘 보이려 노력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으니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 탓으로, 인간의 본성이 원래 어떻다라고 돌려버린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자신이 아름다운지 아닌지 알 수 없어요.수동적으로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당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p48

 

그렇다면 나는 왜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 아이처럼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할까? 사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것이다. 몇년전 기시미 이치로 와 고가 후미타케 쓴 <미움받을용기>라는 책이 베스트셀러 자리를 몇 개월간 차지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그 용기를 갖기 위해 그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 용기란건 여전히 생기지 않았다. 그 다음 읽었던 이승민 저자의 <상처받을 용기>도 내겐 별 소용이 없었다. 그 용기를 가져보려 해도 항상 무너졌다.

 

그리고 오히려 나는 나를 미워한 적도 많았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남도 듣기 싫다."라는 생각으로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다.그런데 남한테 하지 못할  매운 소리를 내 자신에겐 했었다. 이게 무슨 웃기는 상황인가. 저 말은 역으로 '남이 듣기 싫은 소리는 나도 듣기 싫다.'가 되는 것인데 말이다.

 

 왜 나는 내게 매운 소리를 할 만큼 스스로에게 원망을 쏟았을까? 예전에 '너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너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거야?' 라는 말이 한때 유행처럼 돈 적이 있었다. 맞는말이다. 그러나 웃긴건 자존감이 그리 높지 않은 사람도 그 당시 그 말을 누군가에게 조언이랍시고 했다는거다. 물론 난 나에게만 그런 말을 했었다.

 

대표적으로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를 앞세워 리뷰를 썼으나, 아서 해커 <갇혀버린 봄> 그리고 윌리엄 맥그리거 팩스턴 <스튜디오를 떠나며>도 들여다 보면 내면의 외로움 그리고 안정감을 말하고 있다. 즉, 나는 항상 타인에게 목말라했을지 모르지만 내 감정은 내게 외로움을 말하고 목말라 했던 것이다. 타인을 신경쓰느라 나를 외롭게 방치했단 말이다.

 

네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돼, 넌 거부 당할 이유가 없다. 지금부터는 사람들이 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X까라고 해라, 넌 놀라운 사람이니까. 

- 영국 드라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 中에서 -

 

어떤 문제들은 절대 나를 놓아주지 않을 거다. 내가 그 문제들과 싸울 힘을 기를 때까지는.

- 영국 드라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 中에서 -

 

책 『그림 처방전』은 거울을 마주보고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먼저 해야한다고 말한다. 사실 나를 마주해야한다는것은 모든 심리학 도서가 똑같이 말하는 것이다. 독자가 스스로 잘 완성 시키지 못할 뿐... 나 역시 단 한번도 안해 본 건 아니지만 꾸준히 한적이 없었다. 언제나 쉽게 무너졌고, 실패로 돌아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연습을 다른 방법으로 해보려 한다. 예전에는 몇개의 문장을 뽑아놓고 그것을 읽으며 나를 다독여 보려 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사실 나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니 번번히 실패로 돌아 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힘들때 그림을 찾아 볼까 한다. 그리고 그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을 그냥 써보려 한다. 그저 내 마음의 소리를 부정하지 않고, 듣는 것만 먼저 해보려 한다.  

 

그림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죠. 그저 느끼는 대로, 내 생각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바로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 prolouge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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