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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도서] 웨어하우스

롭 하트 저/전행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웨어하우스』는 깁슨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컴퓨팅회사 '마더클라우드' 라는 거대 공간을 배경으로, 드론 택배가 현실화 된 세계를 그린다. 그런데 드론 택배가 현실화 된 세계는 정말 좋을까? 필자는 도서의 표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기대감이 들었다. 뭔가 환상적인 느낌을 받았달까, 하지만 기대감은 곧 두려움으로 쉽게 변하였다.

 

클라우드에 입사한 지니아는 필요한 몇 가지 상품을 주문을 하게 되는데, 다음날 작업장을 다녀와 보니, 지니아가 주문한 상품이 책상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방 문 앞도 아닌 방안 책상 위.. 그녀의 방엔 그 누구도 침입한 흔적이 없었다. 그게 뭐 대수냐며, 그러니까 드론 택배지 하며 어떤 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없는 내 공간에 낯선 침입자 드론이 물건만 놓고 갔는지, 아니면 내 공간 구석구석을 찍으며 갔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공간의 주인이 있을 때 들어온 드론은 경계 대상이 아닐 수 있지만, 없을때 들어 온 드론은 그저 침입자일 뿐이다. 즉 경계해야하는 대상이다.

 

필자를 두렵게 만든데에는 드론 택배 뿐만 아니었다. 클라우드에 입사하게 되면 받는 클라우드 밴드 또한 그랬다. 드론 택배와 클라우드 밴드. 이 두 가지를 마주하는 순간 필자는 조지오웰의 <1984>와 크리스티나 달처의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이 두 개의 소설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떠올랐다.

 

<1984> 텔레스크린,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카운터, <멋진 신세계> 소마와 같은것들은 『웨어하우스』에서 클라우드 밴드, 오블리비언과 같은 것들로 대체되었을 뿐 다른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당 도서들을 떠올린 점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조지오엘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더불어 <화씨451>, <시녀이야기> 등은 본문에서 함께 언급된다. 해당 도서들이 언급된 부분은 팩스턴과 지니아가 (릭이 연루된)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기로 하고 얻게된 당일치기 여행에서 저항군 엠버를 만나는 부분에서다. 필자의 경우 <화씨451>과 <시녀이야기>는 아직 접해보지 못했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니 시간을 내어서 <시녀이야기>는 추후 <증인들>과 함께 읽어볼 계획이다.

 

다시 『웨어하우스』로 넘어가려한다. 추가적으로 '마더 클라우드'에 대해 설명하자면, 마더클라우드에서는 맡은 일에 따라 작업 의상으로 입는 폴로 셔츠의 색이 다르다. 그것은 곧 계급을 의미했다. 돕스는 폴로셔츠를 평등의 체계라 말하고, 깁슨은 마더클라우드에 계급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했지만, 폴로셔츠는 평등할 수 없는 계급 그 자체였다.

 

빨간색은 물건을 옮기는 사람, 일종의 주문처리 센터, 주황색은 드론을 다루는 사람, 노란색은 음식서비스 혹은 청소를 하는 사람, 녹색과 흰색은 관리자, 파란색은 보안요원 이다. 이렇게 보니 무지개 색이 떠오른다. '무지개 색은 일곱가지 색이어야 하잖아요!'  한다면.. 무지개는 나라마다 색깔이 다르다고 간략히 말씀드리고 싶다. 가령, 미국은 남색을 뺀 6개의 색을 무지개라고 한다. (무지개 하니 떠오르는게 있다. 책과 관련없는 TMI인데, 몽골어로 한국을 솔롱고스라 한다는데, 이게 또 뜻이 '무지개의 나라' 라고 한다. 어쩐지 예쁜말같아 좋다.)

 

앞서 말한 셔츠의 색 이외에도 소설의 끝무렵에 지니아라는 인물이 클라우드 버거의 진실을 알게될 때 쯤엔 분홍색 폴로셔츠가 등장한다. 분홍색 셔츠의 경우, 폐가물 가공 직원을 뜻한다. 만약 비위가 약한 분들이라면 지니아가 클라우드 버거의 진실을 알게 될때 쯤, 햄버거가 싫어지거나, 그 진실을 알린 지니아가 조금은 원망스럽거나 할지도 모르겠다. '모르면 약인데, 지니아 때문에 병'이 되어버렸다며말이다. 필자는 지니아가 원망스럽기 보단 햄버거가 조금 더 싫어졌다. 

 

무지개 색으로 계급이 나뉘어진 뒤, 클라우드 밴드를 받게 되는데, 이때 클라우드 밴드는 그 셔츠의 계급에 따라 적용된 것으로 차이가 발생한다. 차이라 함은 이동 할 수 있는 구역에 대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동할 수 있는 구역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내 사람들은 모두 잠 잘때 이외에는 항상 밴드를 착용해야한다.

 

클라우드 밴드 없이는 어디도 갈 수가 없다. 방문 앞도 나가선 안된다. 행여 클라우드 밴드를 빼놓고 자신의 룸에서 나간다거나, 자신이 출입 불가능한 구역으로 들어간다면 관리자가 찾아와, 규칙을 어긴것에 대한 경고성 스트라이크를 부여한다. 길을 잘못들었다고 변명할 수 조차 없다. 가야할 곳을 입력하게 되면 클라우드 밴드는 무섭도록 친절하게 가는 방향을 알려준다. 어느 방향으로 가서 어떤 트램을 타야하는지, 그 트램에서 내리면 어느 곳에 그 장소가 있는지 말이다.

 

클라우드 밴드에는 각자의 등급이 별로 되어 있는데, 규칙을 어겨 받은 스트라이크가 누적되어, 별이 1개~2개가 되면 '컷 데이'를 통해 해고되며 해고되면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클라우드 업체 그 어느곳도 들어갈 수가 없게 된다. 즉 생계가 막혀버리는 것이다.

 

클라우드가 아닌 곳에서 다른 일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클라우드 밖은 전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클라우드 밖 상황을 짧게 묘사하자면 마치 영화 <가려진 시간> 속 성민이 갇혔던, '멈춰진 공간'과 같았다. 하지만 이를 클라우드 안에선 알 수가 없다. 전혀 다른 세계, 다른 시공간에 있는 것 처럼말이다. 반면, 클라우드 밴드에서 나타내는 별 갯수가 다섯개가 되면 승진 가능한데, 승진을 하면 입고 있는 폴로셔츠의 색이 바뀔 수도 있다.  폴로셔츠의 색이 바뀌면 대우 또한 달라진다.

 

필자는 『웨어하우스』를 읽어가며, 마더클라우드가 마치 거대 감옥과 같다고 느껴졌다. 관리자들은 마치 교도관 같았고, 관리자와 보안요원 이외의 클라우드 직원들은 교도소 안 죄수들 같았다. 폴로셔츠가 그들을 그렇게 나뉘었다면, 클라우드 밴드는 그들을 관리 감독하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도구같았다고 할까?

겉보기엔 교도소와 달리, 클라우드 안 세상은 불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고, 자유롭게 사람들이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일상은 대부분 작업장에서의 일 아니면 룸에서의 잠이어야했다.아파도 병원을 가면 손해였다. 비싸기도 하고, 일을 못해서 별 갯수가 줄어들면 줄 수록 '켓 데이; 때 해고 위험은 높아졌다. 그렇다면 화장실은 어떨까? 화장실 또한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쉬는시간 재빨리 다녀와야했고, 작업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별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고 쉬는 시간이 긴것도 아니었다. 아주 짧게 할당되어 있었다. 

 

화장실 이야기를 하니 얼마 전 뉴스에서 본 배달원 분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모 배달업체에서, 배달 기시님이 휴식버튼을 누르고 화장실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그 기사님의 등급을 2등급으로 하락시키고  배달 업무를 줄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교통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쉬었던 기사님의 등급도 하락시켜 논란이 났었다. 논란이 일자 해당 배달업체는 AI 핑계를 되는데, 이는 마치 클라우드 업체의 창시자 깁슨이 '시장이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흡사한 느낌이 들었고, 배달 기사님들의 모습은 클라우드 속 지니아의 모습과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클라우드 직원들에게 부여되는 별 1~5개는 승진에서 해고까지 대우가 달라진다. 클라우드 처럼 언급된 배달업체 또한 배달기사님들을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분류하고 1등급 배달기사님에게 배달 업무를 우선 배정하고, 2등급만 되어도 배달 업부를 배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배달 기사님 말씀으론 한단계만 하락해도 수입 차이가 많이 생긴다고 한다.) 

 

철저한 시스템 아래 개인의 인권과 자유는 거의 억압되고 사라진 상태.... 지니아의 모습과 뉴스에 실린 배달 기사님들의 통해 필자는 디지털의 발전이 민주주의의 발전보다는 퇴보에 이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두려웠다.

 

그래도 도서 『웨어하우스』와 달리 조금은 희망적인 것이 있다. 마더클라우드 속 인물들이 대부분은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듯 현재 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편리함에 중독되어 아무것도 문제 삼지 않는 것과 달리, 현재 우리는 레이카슨과 지니아그리고 엠버처럼 문제점을 문제 삼는다는 것이다. 

 

『웨어하우스』 는 디지털 전체주의의 위협에서 우리는 얼마나 안전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 도서다. 그리고 과연 돕스, 다코타, 팩스턴 이라는 인물들들과 달리 가까운 미래에도 지니아와 엠버처럼, 레이 카슨처럼 저항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필자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확신할 수 없는 필자에게 지니아는 팩스턴에게 말하듯, 필자에게 답을 던져 주었다. '기억해요. 자유는 당신이 포기하기 전까지만 당신 것이에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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