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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도서]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

술라이커 저우아드 저/신소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엉망인 채 완전한 축제는 한 사람의 회고록 성격의 에세이로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대학교 졸업 후 스물두 살에 직면하게 된 1,500일간의 백혈병 암 투병 생활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암을 이겨낸 후 투병생활 중 슬픔을 공유하고, 힘겨운 나날을 함께해 준 지인들을 찾아 반려견 오스카와 함께 떠난 24,140킬로미터의 미 대륙 횡단 자동차 여행기이다.

두꺼운 편에 속하는 책이고 암 투병기라는 힘든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어쩌면 독자에게도 부담스러운 시간일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드라마틱 하고 소설을 읽는 듯한 그녀의 필치가 호소력이 있어 잘 읽히고, 1,500일간의 백혈병 암 투병 사이 술라이커 곁을 지켜주고 응원해 주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코로나로 멀어진 거리만큼 마음도 멀어진 내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좋았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관계'에 집중했다. 암 투병기에서는 술라이커의 남자친구 '윌'이 많이 등장하는데, 마침 무직이었던 그가 술라이커 곁에서 살신성인하여 보살피는 모습을 보며 암 환자 곁을 지키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당사자인 술라이커는 술라이커대로 누군가를 이해할 여력이 없는 상태인 것이 분명했고, 윌 또한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여 돌보다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 속에 이 둘의 관계가 과연 사랑하는 사이로 남을 것인지 환자와 간병인의 모습과 같은 새로운 관계로 남을 것인지 궁금했는데, 술라이커가 암을 극복하고 결국 윌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어 무척 애석했다. 게다가 마지막 '감사의 말'에서도 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어 의아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 책이 무척 재미있었던 이유는 백혈병 암 투병기나 미 대륙을 횡단하는 자동차 여행이라서 이기보다는 순전히 저자의 생동감 있는 필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암으로 인해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된 술라이커의 이야기가 나에게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볼 줄 알게 된 계기가 되어 귀한 시간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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