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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도서]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츠지 히토나리 저/권남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좀 전에 꽃게탕을 끓여놓고 왔다. 며칠 전에 구입해놓은 생물꽃게를 잘 얼려두었는데, 꺼내어 해동시킨 후에 깨끗하게 손질해서, 애호박 썰어 넣고, 양파는 내가 좋아하니까 듬뿍 넣고, 된장 큰 숟가락으로 듬뿍 넣고, 고춧가루 조금 솔솔 뿌려서 바글바글 끓였다.

아참, 거기에 다진 마늘도 넣었고, 설탕도 약간 넣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차피 이거 보고 따라 할 사람은 없을 테니 통과.

꽃게탕은 막 끓인 것보다 우러난 후에 먹는 게 더 맛있다. 그래서 내일의 나를 위해 지금 만들어놓은 것이다. 충분히 우러나도록 시간을 주기 위해서.

이 책은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이후 20년, 싱글대디로 돌아온 츠지 히토나리의 가슴 뭉클한 가족 에세이라고 하여 궁금했다.

어쩌면 그의 근황만을 적은 에세이라면 읽을까 말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무거운 이야기를 가득 들려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 에세이라는 점을 보고, 아무리 힘들어도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끌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와 요리 레시피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를 읽어보게 되었다.

 

지은이

츠지 히토나리.

소설가. 1989년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로 제13회 스바루 문학상,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제11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또한 1999년 《백불》 프랑스어판으로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인 페미나상 외국소설상을 일본인으로서 유일하게 수상했다. 이외에도 《냉정과 열정 사이 Blu》,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저), 《우안 1,2》, 《안녕, 방랑이여》, 《사랑을 주세요》,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언젠가 함께 파리에 가자》, 《황무지에서 사랑하다》(공저), 《아카시아》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현재 파리에서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아침마다 부엌 창가에 서서 찬물에 쌀을 씻으며 "지지 않을 거야." 하던 읊조림이 어느새 "맛있게 할 거야."로 변해 갔다는 그의 말은, 절망과 눈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자."로 변해 갔다는 뜻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그의 절망의 편린들에 울컥하다가 어느새 나는 감자를 깎고 양파를 볶고 토마토를 썰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오늘, 잘 살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고마워요, 츠지상. 간바테!

_공지영 (소설가)

이 책은 차례에 보면 요리 제목보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나 마음 상태가 더 큰 글씨로 담겨 있다.

사는 게 힘들 땐 주방으로 도망쳐, 인생은 누구나 처음이라,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면서, 사람이건 요리건 알맹이가 중요해, 부정적인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야, 나만의 레퍼토리 하나쯤은 있어야지, 갈림길에서는 네가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해, 이거라면 좀 따뜻해질 거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들이는 것, 행복은 일상의 순간에 깃들어 있어, 그때의 쓸쓸함을 채워준 것들, 속도를 내려면 준비 운동이 필요해, 요리도 인생도 다 순서가 있어, 기본을 꼭 지켜야 할 때도 있는 법 등 인생의 순간과 함께 요리 레시피를 알려준다.

콘텐츠를 보면 궁금해지는 페이지를 찾아 펼쳐보게 되고, 울컥하다가 요리를 하고 싶어진다. 인생이 참 만만치 않으니까. 내 마음도 지금 그러니까.

첫 이야기부터 보통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꿋꿋하게 살아가는 싱글대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빠니까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대디가 됐을 때 나는 매일 아침 쌀을 씻었어. 기억나니? 예전에 살던 아파트 주방에도 여기처럼 이런 창이 있었잖아. 나는 그렇게 매일 그 창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쌀을 씻었어. 부옇고 차가운 물 속에 손을 넣고 쌀을 박박 씻으면서 '지지 않을 거야.' 하고 나 스스로를 세뇌시켰지.

그러는 동안 '지지 않을 거야'는 점점 '맛있게 할 거야'로 바뀌었어. 아무리 추운 겨울의 캄캄한 아침에도 그렇게 작은 창으로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쌀을 씻었단다. 그게 산다는 거야. 나는 산다는 걸 여기서 배웠어. 분함과 후회와 슬픔을 주방에서 털어 냈어.

그러던 어느 날 깨달았지. 주방은 나에게 심신을 단련하는 무도장 같은 곳이란 걸 말이야. (24~25쪽)

 

이 책은 정말 츠지 히토나리가 아이를 위해 쓴 책이다. 맛있는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며 되도록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요리를 잘 못하는 나는 사실 처음에는 이 책에 있는 요리의 제목도 생소하여 츠지 히토나리의 근황과 그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의미를 두고자 하며 읽어나갔는데, 점점 읽다 보니 나도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은 자신감 같은 것이 생겼다.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니 동영상으로 보는 듯 눈앞에 요리하는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따라서 하나씩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스토리가 더해지니 거기에 이어지는 레시피가 더욱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의미를 더하는 것, 그것은 중요한 것이다.

단순히 레시피만 담겨 있었다면 흔한 음식 중 하나일지 몰라도, 이렇게 특별한 요리로 탈바꿈 시켜주는 데에는 스토리의 힘이 컸다.

요리 사진도 함께 첨부되어서 틈틈이 꺼내들어 읽어보고 요리도 해보고 싶어졌다.

나중에는 레시피만 찾아서 만들어도 되겠다.

 

인생과 요리의 만남. 무언가 울컥했다. 아빠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요리 레시피와 인생 이야기여서, 그냥 독자를 대상으로 들려주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다.

싱글대디의 애환과 절절한 마음, 그리고 아이를 사랑하는 그 마음까지 담아 요리에 녹여내는 듯해서 더욱 끌려들어가 듯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요리책을 읽다 운 건 처음이다. 내가 왜 지금까지 이 사람의 작품을 읽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_아마존 독자 K

아마존 독자 K의 추천사처럼 요리책 읽다가 뭉클하고 울컥하고 함께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그러한 마음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위로받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생이 묵직하게 우러난 음식 에세이라는 점에서 그의 근황이 궁금한 사람, 츠지 히토나리가 들려주는 레시피를 알고 싶은 사람 등등 이 책을 펼쳐들면 기대 이상의 힐링 푸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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