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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일 한글날.

출근길이다.

휴일임에도 붐비는 버스에 내가 막 탄 버스가 출발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러지?" 궁금증에 버스 안을 둘러본다.

버스에서 휠체어에 의지한 분이 내리시려고 버스 뒷문앞에 앞에 정지해있다.

버스 뒷문이 열린다. 

버스가 휠체어에서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나는 또 혼자 당황하고 가슴을 졸이고 섰다.

'저걸 어쩌나, 나라도 휠체어를 내리는 걸 도와드려야겠다.'하며, 

그쪽으로 몸을 돌리는 찰나에 버스가 살짝 기우는 것 같더니, 

만화에서처럼 

버스 뒷문 아래쪽에서 리프트같은 계단이 설치된다.

휠체어에 앉으신 분이 혼자서 휠체어를 작동하며 안전하게 내린다.

버스 뒷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마냥 신기하게 바라보고 바보처럼 섰다가 얼른 빈자리를 찾아가 앉는다.

버스가 한 정거장을 미처 다 지나지 않았을 때,

이번에는 건너편 좌석에서 듣지 못하던 소리가 들린다.

읽던 책을 접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청각장애인이 수화하고 있다.

폰에는 화상전화를 하시는지, 누군가의 얼굴이 보인다.

연신 웃으며 수화를 하시는 것을 보니 반가운 사람인 것 같다.

눈으로는 폰의 화면을 바라보면서 

두 손으로 자유롭게 수화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용한 버스안에 청각장애인의, 우리는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하나 둘 제가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거나 

제가 바라보던 곳으로 다시 시선을 옮기고 있다.

모두 무심한 듯한 이 공간에 또 감탄하는 마음으로 나는 가지고 다니는 공책에 꺼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몇 해전 sk telecom의 광고 카피

"사람을 향합니다"가 떠올랐다.

우리는 많은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 기기들을 편리하게 그러나 아무생각없이 쓰던 내게 오늘 본 장면들은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이미지로 가슴에 남았다.

버스 리프트의 장애우들을 위한 그 멋진 기능도,

청각장애우의 행복한 통화를 가능케하는 그 따뜻한 기능도.


세상의 많은 기술과 편리해진 기기들은 모두가 사람을 향해 발전하고 있었다.

그것을  통해 진정으로 원하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수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동과 감탄을 

운이 좋게 건강하게 태어난 나는 전혀 모른 채 살아온 것이다.

새삼 이 나이에 세상이 좋아진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세상의 더 많은 자본과 

세상의 더 많은 과학 기술들이 

더욱더 사람을 향해 다가오기를 바란다.


날이 흐린 채 조금은 쌀쌀해진 날씨.

휴일임에도 출근을 해야하는 분했던(?) 기분이 

따뜻한 기술들 덕에 행복해지는 묘한 날이다 ㅋ


나는 행복해졌으니,

오늘 하루 모두들 행복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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