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벼락치기 장인인가? 아니면 미루기 대마왕인가?
나는 그렇다. 해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미룬다. 오늘은 내일의 나에게, 내일이 오면 또 그 다음날의 나에게...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선물 같은 책이다. 계속 미루는 나에게 실망하고 자책하면서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나는 도대체 왜 미루는 것일까? 정말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이 지독한 미루기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라는 오래된 나의 질문에 시원한 해답을 선물처럼 안겨 주었다.
먼저 시작부터 미루기 극복을 위한 첫 단계로 지금 당장 종이를 꺼내 이 책을 완독하고 싶은 이유를 세 가지 적으라고 한다. 바로 종이에 적어 보았다.
1. 나의 미루기 습관에서 해방되고 싶다.
2. 다 읽지 못하면 주말에 여행가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3. 내가 계획세운 대로 실행하여 성취감을 얻고 싶다.
실제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이 종이를 책갈피로 쓰거나 보이는 곳에 붙여두라고 한다.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1부는 미루는 습관의 심리학적 원인을 다방면으로 다루고, 2부는 원인에 따른 미루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자신의 미루기 습관을 파악하고 고치기 위한 전략을 익히기만 하면 된다.
1부 내용을 통해 미루기가 일상인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는데 문장마다 다 내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저자 헤이든 핀치는 뼈 때리기 전문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유산소 운동 영상을 보며 홈트레이닝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내가 미룬다고 해서 피해 볼 사람이 없다는 오해를 하지만 주어진 몫의 집안일을 하지 않으면 배우자가 고생한다. 그런데 미루면 일단 기분은 좋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보다 넷플릭스를 보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새로 고침 하고 인터넷 쇼핑을 하며 저녁을 보내는 편이 훨씬 더 즐겁다. 등등 팩트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군더더기 없이 딱 필요한 말들만 하고 있어 오히려 나의 미루기 습관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인지할 수 있었다.
미루기 심각도 테스트(p.28)
‘그렇다’라는 답변이 4개 이상이면 미루기가 문제가 되는 수준, 나는 전부 다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정말 고쳐야 한다. 막연하게 문제라고 생각만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자는 미루기는 단지 게으름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학적 문제라고 말한다. 해야 할 일을 떠올릴 때 우리는 잘하고 싶은 부담감, 압박감, 불확실성, 무기력함, 짜증, 지루함 등 부정적 감정이 들기 시작하는데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결국 미루려는 충동을 일으키게 된다.
과업을 미뤄 불편한 감정을 피함으로써 얻는 안정감에는 중독성이 있다. 따라서 나중에 유사한 감정이 떠오르면 다시 미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계속 미루도록 스스로 길들여가는 셈이다.(p.59)
나와 정반대로 무슨 일이든 바로바로 해내는 부지런한 남편을 보면서 자책을 하고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던 나의 고민을 이해해주는 것 같아 책에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잘 몰랐던 나의 심리와 감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나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며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저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제는 나도 미루기 습관을 고치고 달라질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또한 책에는 구체적인 심리적 문제(ADHD, 우울증, 불안장애, 낮은 자존감과 자신감, 완벽주의, 가면증후군 등) 각각의 다른 원인에 따른 효과적인 미루기 탈출 전략들도 제시하고 있어 아주 유용하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미루기는 과연 원인이 무엇일지 계속 나를 돌아보고 점검했다. 결정 내리는 일을 습관적으로 회피하고 꼭 미루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시간을 계속 흘려보내는 수동적인 미루기를 하고, 과업을 떠올리면 중압감을 심하게 느껴서 시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늘 불편한 마음으로 마감기한에 쫓겨 밤을 새어가며 벼락치기를 한다.
이렇게 미루기 이면에 숨겨진 심리학과 미루기 악순환에 빠지는 이유를 확인하고 나면 2부에서는 변화를 위한 마음가짐을 다지고 미루기 습관을 개선해 나갈 구체적인 전략과 함께 꾸준히 과업을 수행하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까지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끌어준다.
미루기 스타일 테스트(p.99)
나의 미루기 스타일은 5번, 7번, 8번이다. 이제 내가 배울 전략들은 7장과 9장에 있다.
나에게 아주 유용한 전략들은 자기비하가 아니라 자기자비를 연습하기, 시간표를 짜 일과를 유지하기, ‘미래의 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자신에게 일부러 물어보며 동기 찾기, 과업을 시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쓸모없는 생각 포착하고 검증하기, 쉬운 일부터 먼저 시작하기, 비전보드 만들기, 과업을 잘게 쪼개기, 대처 카드 만들기, 책임 파트너를 정하기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데 평균적으로 66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두 달이면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나는 진심으로 미루는 습관을 떨쳐내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적어도 두 달은 책에 나와 있는 나에게 딱 맞는 맞춤형 전략을 차례대로 실천해보면서 미루기 습관을 개선해 나갈 작정이다.
게으름의 반대말은 부지런하다도 되겠지만 무엇보다 꾸준하다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꾸준히 노력하는게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당초 과업을 완수하고자 했던 이유를 뇌가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너지 보존을 가장 중요시하는 뇌는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일을 그만두라며 우리를 열심히 설득한다. 어떠한 과업의 중요성을 상기한 순간 노력이나 다짐, 생산성이 폭발하듯 솟구쳤다가 이내 의욕을 잃고 오랜 시간 무기력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p.210)
이 책은 꾸준함을 유지하고 실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과학적인 전략들을 통해 우리가 미루기로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는 삶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끝까지 매듭지으며 성실히 안내한다. 이렇게 변화할 기회, 미루기를 고칠 묘수를 손에 꼭 쥐어주는데도 가져가지 못한다면 그건 온전히 당신의 책임이다. 우리는 읽기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지금 이 기회를 잡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행동에 집중하고 바로 추진해 나가자! 당신도 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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