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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 파이

[도서] 험블 파이

매트 파커 저/이경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항상 수학ㆍ산수는 어렵고, 못하고, 무서운 과목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내 성적표의 평균 점수를 깎아먹는 원흉이 '수학' 때문이라고 원망했었다. 

가만히 잘 있는 수학은 왜 나에게 원망과 질타를 받아야했을까? 

수학은 정말 복잡하고 어렵다. 

딱 떨어지는 한 가지의 답이어서 좋다는 사람이 있던데, 나는 한 가지 보다는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게 좋다. 

사람 사는데 정답이 없듯이, 한 가지 답을 구하는 것 보다 다양한 답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더 인간적인 거 같아서다. 

수학 못하는 핑계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험블파이> 는 '온 시대를 통틀어 벌어진 수학 실수 모음집'이다. 

인간의 잠깐의 수학적 실수로 인해서 얼마나 큰 일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이 <13가지>에피소드들을 그냥 가볍게 넘기기에는 무언가 씁쓸한 뒷맛이 남지만 실수를 통해서 인간은 또 여러가지 교훈을 얻는다.


 제가 산 복권에 -8보다 낮은 온도가 나오면 된다고 적혀있었어요. 복권을 긁으니까 -6도 하고 -7도가 나왔고 그래서 저는 당첨됐다고 생각했죠. 복권을 파는 아주머니도 똑같이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복권을 스캔하니까 기계에 당첨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저는 캐멀럿에 전화했고, 그 사람들 얘기가 -6도는 -8도 보다 높다는 거예요. 이게 말이 돼요?


이 인터뷰 에피소드는 영국에서의 긁는 복권에 관한 이야기다. 

쿨 캐쉬라는 이름의 복권은 소비자가 복권을 긁어 표면에 적힌 온도보다 낮은 온도가 나오면 돈을 따는 방식이다. 

이 복권은 당연히 출시된 그 주에 다시 회수되어야 했다. 

소비자의 혼동 탓으로 돌렸지만 작은 수학적 실수가 불러오는 결과는 끔찍하다.


1908년 런던에서 개최된 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사격팀은 사격대회가 열린 7월 10일보다 며칠 앞서 도착했지만 결과로는 참가 기록이 없다. 

이유는 러시아의 7월 10일이 다른 나라에서는 23일이기 때문에 러시아 사격팀이 2주나 늦게 도착하게 된 것이다. 

이 모두가 컴퓨터가 발명되기 전에 인간이 사용했던 시간 기록 방법에 한계가 없어서 그렇다는 저자의 말을 들으니 너무나 황당했다. 

시간과 날짜가 제대로 갖춰진 오늘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2004년 9월 14일 남부캘리포니아 상공에서 약 800여 대의 비행기가 장거리 비행 중이었는데,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로스앤젤레스 항로 교통관제소와 모든 비행기 사이에 무선 통신이 끊겼다. 

시간 기록 오류 때문이었다. 

2007년 2월 여섯 대의 F-22 전투기가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중,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오프라인으로 끊겼고, 연료 계통 장치가 꺼졌으며, 통신 장치 일부가 먹통되었다. 

이유는 국제 날짜 변경선을 지나며 하루라는 시간이 갑자기 점프한 것으로 보였다. 


현존 최강의 최첨단 전투기든 고대 로마의 통치자든, 시간 앞에 장사 없다. 는 저자의 말에 완전 공감한다.


런던 펜처치 스트리트 20에 들어선 건물은 건물의 외벽이 광대한 곡선을 그리도록 설계했으나 빛을 반사하는 유리가 거대한 오목 거울이 되어 주변에 화재를 일으켰다.

2000년 런던의 밀레니엄 다리는 좌우로 진동하도록 설계가 되어 이틀이 흔들려 흔들리는 다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브러튼 현수교는 보행자의 걸음에 영향을 받아 무너졌다. 

미국 다코마 다리는 비틀림 불안전성과 힘이 합쳐진 악순환 구조로 인해서 1940년 11월 무너졌다. 

모두 토목 공학의 실수 때문이다.


오각형인 축구공을 영국 거리 표지판에 육각형으로 그려넣은 영국 정부도 있다.

텍사스주 미항공우주국NASA를 기념하는 텍사스주 차량 번호판 왼쪽에 이륙하는 우주왕복선이 수직상승하는 게 아니라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으로 그려놓은 것, 이것은 기하학적인 실수 때문이다.


모든 부분이 기하학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았다. 


가장 흥미있게 읽은 챕터는 역시 돈과 관련된 7장과 8장. 돈을 따거나 잃을 확률, 금융사고, 서머타임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이 생에선 수학 포기자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수학이 지구에서 멀고 먼 저 화성같은 존재에서, 요 근래 맑은 밤 하늘에 달 옆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그래서 왠지 소원을 빌어도 좋으리만큼 가깝게 느껴지는 화성처럼, 수학이 아주 친근하게 여겨졌는데, 바로 <험블파이> 책 덕분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수학을 조금 쉽고 유익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13가지 작거나 크다고 볼 수 있는 수학적 실수를 통해서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고 느꼈다.

금전적인 부분에서의 실수도 문제지만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어이없는 실수는 절대 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였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수학이 어렵다고 무조건 멀리할 것이 아니라 조금 친근하게 다가가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실수를 막도록 하자.



이렇게 유용한 책을 읽게 해 주신 리뷰어클럽과 다산사이언스에 감사드립니다.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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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저도 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어요.^^; 솔직히 수학을 좀 더 잘 했으면 대입 때 고생을 안 했을 것 같구요. 졸업 후 수학은 "안녕" 할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수학"이 우리 일상 생활 속에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구요.
    수학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부자님 리뷰를 읽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같네요.
    리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020.12.20 06:53 댓글쓰기
    • 부자

      솔직히 아무리 재미있는 수학책이라도 수학책은 수학책이더라고요^^;;;
      추억책방님~편안한 주말 되세요.

      2020.12.20 09:34
  • Yiangtal

    수학을 친근하게 해 주는 책이군요. 저도 수학을 좋아하는데 잘하진 못해요. 그리고 일상에서 수학이 참 많이 필요한 부분이란 걸 깨달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초등학교 수학 풀고 있어요. ㅎㅎㅎ

    2020.12.30 23:30 댓글쓰기
    • 부자

      수학은 늘 어려워요ㅎㅎ
      요즈음 초등학생들 수학도 어렵던데요ㅠㅠ

      2021.01.11 22:15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