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소설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크게 만족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침대'는 그러했다. 저자의 글답지 않게 골머리 앓지 않고 읽은 편이기도 하다. 그가 비로소 독자를 아끼는 방법을 알게 된 거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나에게는 '볼품없고 비천한 인물' 장강이 스스로 짐꾼이 됨으로서 마침내 '인간침대'로 거듭난 것이 의미심장했다. 한편 '장선우'와 '침대'에게 한없는 애정을 쏘았으나, 결국 그 침대 위에서 장선우의 아이를 낳다가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