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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도덕의 계보』(해제)

기억

 

 

 

니체는 기억을 본래적인 '의지'의 기억으로 이해한다. 약속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성적 차원의 기억이 아니라, 의지의 기억이다. 즉 사고와 행위의 산정가능성과 필연성 및 규칙성으로부터 '다시 벗어나지 않으려는 능동적인 의욕상태(aktives Nicht-wieder-los-werden-wollen)'이다.

'의지의 기억'이라는 개념은 헤르바르트(Johann Friedrich Herwart)가 『심리학 교본 Lehrbuch zur Psychologie』(1816)에서 영혼 전체를 저지장치로 이해하는 데서 유래한다. 헤르바르트의 심리학을 니체는 별로 진지하게 간주하지도, 그렇다고 비판의 대상으로 삼지도 않았지만, 이 용어만큼은 거기서 차용한다. 의지의 기억에 의해 인간은 우연적인 것 속에서 필연적인 것을, 임의적인 것 중에서 본질적인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다.

기억은 이렇듯 자기 자신을 산정 가능하고 약속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려는 인간의 본성적 힘이다. 이것은 다시 자신을 책임의 주체로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적 힘이기도 하다. 니체는 이런 책임에 대한 기억이 양심일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 본다. 그런데 책임 능력은 모든 인간에게 동일하게 부여되어 있거나 통시대적으로 일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매우 개별적이며 일상적 경험에 상응하는 것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정도의 차이를 지니며 시간 제약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니체는 관습의 도덕(Sittlichkeit der Sitte) 개념을 사용하여, 사회적 강제를 통해 획득되는 일반적 성격을 지닌 책임능력의 형성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그는 비로소 약속하는 존재 개념 및 책임 개념을 도덕 범주와 연결시키며, 이런 책임을 주권적 존재가 갖는 양심의 계보와는 무관한 것으로 이해한다.(2.3.4 관습의 도덕)

다시 벗어나지 않으려는 능동적인 의욕상태, 일단 의욕한 것을 계속하려는 의욕, 즉 본래적인 의지의 기억인 것이다. […] 바로 이것이야말로 책임의 유래에 관한 오랜 역사이다. 약속할 수 있는 동물을 기른다는 저 과제는 우리가 이미 이해한 것처럼 그 조건과 준비로 우선 인간을 어느 정도까지는 필연적이고 같은 모양으로 서로 동등하게 규칙적으로 따라서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좀더 상세한 과제를 함축하고 있다.(GM Ⅱ 1-2 : KGW Ⅵ 2, 308-809. 한글판 396-397)

 

 

[네이버 지식백과] 기억 (니체 『도덕의 계보』 (해제), 2005.,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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