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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학습능력을 한탄하며
[칼럼]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지도자는 자신의 원래 생각을 바꾸어야
입력 :2009-03-04 14:25:00   정현 칼럼니스트
어제저녁 늦게 퇴근을 하니 우체통에 비즈니스 위크가 와 있더군요. 식구들 자는 동안 쪽 훑어 보는데….

요즘은 미국 내에 팔리는 잡지들 내용이 전부 거기서 거깁니다. 경제 어렵다는 것과 현재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이런저런 코멘트가 대부분이죠. 이번 주 비즈니스 위크(2009.3.9)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 얘기 조금에 유럽이 현재 얼마나 죽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각종 도표를 섞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왼편에 보시다시피 파리, 런던… 해가며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의 수도명으로 표지를 도배(?)해 버리는 만행(?)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페이지를 넘기는데 약간 생뚱맞은 제목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기 속의 오아시스 (An Oasis in the Crisis)'

사우디아라비아 얘기입니다.

현재의 국제적인 금융위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만 거의 독보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거죠.

비결(?)이라면… 사우디 정부의 보수적인 자산 운영행태가 될 텐데…

지난 몇 년간 살인적인 고유가 시대를 거치며 거의 모든 산유국들이 오일달러 속에서 수영하는 호사를 누린 건 주지의 사실이고… 그 오일달러 속에서 두바이나 아부다비의 경우 현란한(?) 재테크를 통해 지난 몇 년간 '곰탱이' 같은 사우디와 견주어 국제적인 각광을 받아 왔죠.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경제 지도자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키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인도를 포함한 두바이 방문길을 6박7일 일정으로 다녀오신 적이 있었고요. (출처: 동아일보: 이명박 두바이서 '경제 지도자' 이미지 심기)

뭐… 이명박 대통령만 그랬던 아니고 당시 전 세계가 모두 두바이나 아부다비를 경제 발전의 모범생으로 여기던 시절이니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6년에 두바이를 미국, 싱가포르, 상하이와 함께 벤치마킹할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으니(출처: 한국재경신문: 노 대통령, 미국, 두바이 모델 벤치마킹해라.), 대선 레이스 기간 중에 보인 이명박 대선 후보의 행보(출처: 머니투데이: 이명박, 새만금을 호남의 두바이로 만들 것)나 이후 인수위원회에서 보인 두바이 따라하기(출처: 조선일보: 이명박 정부 코드는 두바이처럼)자체를 폄하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다들 잘 몰랐던 거죠.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08년 2월15일 집무실에서 두바이 투자공사 사장단 일행을 접견하는 자리 /사진공동취재단(인용) 

그런데 작년과 올해 소위 현란한 금융 테크닉을 구사하던 대부분의 국가나 금융회사들은 모두 죽을 쓰게 되었죠. 앞서 말씀드린 두바이의 경우 지난 2월 23일 현재 기업 및 정부 부채가 총 800억 달러에 이르고 이를 위해 100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UAE 중앙은행에 구걸해서 가져다 썼습니다. 한마디로 쪽박을 차게 생겼다는 말씀이죠.

반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오일 달러로 벌어들인 거의 대부분의 돈을 미국과 유럽의 정부 보증 채권에 묻어 두었답니다. 사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정말 무식한 짓이기는 한데… 결국 이런 보수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에 5천억 달러(!) 그리고 국내 금융 시스템에 2,260억 달러나 되는 자금을 꿍쳐 놓았습니다. 이 돈으로만 7년은 놀고먹으며 살 수 있을 정도죠.

결국, 현재 전 세계에서 그나마 국가 주도의 각종 프로젝트가 빚잔치가 아닌 자체 자금으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국가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사우디도 경제 성장률과 각종 프로젝트의 축소가 있기는 합니다만, 유럽이나 기타 다른 나라들과는 격이 다르죠. 결국, 비즈니스 위크의 '위기 속의 오아시스'라는 타이틀이 헛소리는 아닌 셈입니다.


이런 식의 자산 관리와 국가 경영 형태는 사실 제가 예전에 포스팅한 이란의 모습(이명박 정부와 이란)과 참 대조가 되기는 합니다.

이란의 소식을 담은 저 포스팅은 작년(2008년) 11월에 나갔는데 당시 이란의 유가 안정 기금에 달랑 90억 달러만 남아 있었다는 소식이었으니까요. 더구나 외채가 286억 달러였으니 베짱이의 겨울 모습을 보는 듯했답니다.

이란은 유가가 100달러를 넘나들던 시절 각종 인기 정책으로 정부 금고에서 돈을 있는 대로 흥청망청 써 댔고 핵을 포함한 각종 무기개발과 레바논 내의 헤즈볼라 지원에 돈을 퍼 대어서 지난 3년간 총 2천억 달러에 달하는 오일 머니 수입이 도대체 어느 구석에 쓰였는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 버렸죠.

아무튼…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의 황소고집 급의 무식한 자금 운영이 오히려 이런 위기의 시기에 빛을 발한다는 역설에 쓴웃음이 나오는 가운데, 비즈니스 위크의 거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죠. 오피니언란에 다음의 글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주는 일종의 조언인데… 요지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지도자는 자신의 원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라는 말입니다. 지도자의 학습능력과 적응력에 대한 얘기이죠. 이 마지막 글을 보며 이명박 대통령 생각이 다시 들더군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2007년 대선 레이스 기간이나 아니면 2008년 초 인수위원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보인 두바이 찬양에 대해 뭐라고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당시 누가 과연 현재 국제 금융 시장의 위기가 이 정도 강도와 길이로 다가오리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다만, 이제는 누구나 다 국제 경제 환경이 불과 1-2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걸 모를 사람이 없습니다. 앞서 출처를 인용한 조선일보의 기사 일부를 가져와 보죠.

특히 두바이가 인공섬과 물류기지, 최고급 호텔 등 대형 개발사업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것이 건설회사 CEO 출신으로 대운하·새만금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당선자의 코드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 이명박 정부 코드는 두바이처럼) 2008년 2월 16일 기사

이제 전 세계에서 어떤 정부, 어떤 지도자도 지난 시절 두바이 정부의 모습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반면교사의 모델이 될 지경이죠. 그런데 저 조선일보의 언급처럼 아직도 성남 공군 비행장 옆에 롯데 빌딩건축 허가를 위해 대통령이 공군의 팔목을 비틀어 안보 우려를 무시한 채 건축을 강행하려는 노력이나 한반도 대운하 같은 개발 사업에 거의 전 국정을 올인하는 모습은 지도자로서 학습능력이나 세계정세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세상이 바뀌었고 뭔가 70년대와는 다른 경제 개발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걸 이명박 정부에게 알아먹게끔 설명을 해 줄 수가 있을는지…

정현/ 칼럼니스트
컬럼니스트 정현 씨는 미국 텍사스 주에 거주하고 있는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원입니다.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에서는 Crete 란 닉네임으로, 국제문제에 관한 컬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블로그 Crete의 나라사랑☜을 방문하시려면 붉은 색깔의 글씨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외부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본 사이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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