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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성과 감성, 종교와 예술로 대립되는 세계에 속한 두 인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나눈 사랑과 우정, 이상과 갈등, 방황과 동경 등 인간의 성장기 체험을 아름답고 순순하게 그려낸 소설로, 『데미안』과 더불어 헤세의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작가 자신의 삶의 체험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젊은 시절 그의 영혼을 뒤흔들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헤세는 불완전한 인간이자 방황과 방랑, 예술에 대한 동경, 여성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으로 끊임없이 낯선 세계에 부딪히는 청년 골드문트를 통해 자신의 성장기 체험을 한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로 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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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수도원장은 오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중년의 수도사 둘이 오늘 그를 찾아와서는 까마득한 오래전부터 서로간의 질투심에서 비롯된 하찮은 시비거리를 다시 끄집어내어 격앙된 어조로 서로를 헐뜯으며 말다툼을 벌였던 것이다.

 

수도원장은 두 사람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자 경고를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은 엄격하게 두 사람의 직위를 박탈하고 각자에게 상당히 무거운 벌칙을 부과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자신의 조처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그는 작은 예배당의 기도실로 들어가서 기도를 드렸지만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러고는 그윽하게 실려오는 장미 향기에 이끌려 잠시 숨을 돌릴 요량으로 회랑 쪽으로 걸어갔다.

 

거기서 그는 생도 골드문트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평소에는 너무나 싱싱하게 아름다운 이 젊은이의 얼굴이 빛을 잃고 초췌해진 모습에 깜짝 놀라며 골드문트를 슬프게 바라보았다.---pp. 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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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는 그 동안 수도원의 모든 식구들과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 진정한 친구는 금방 찾을 수 없었다. 생도들중에는 각별히 친밀감을 느끼거나 마음이 끌리는 동료가 없었다. 그런데 생도들은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그들은 배짱 좋게 주먹을 휘두르던 골드문트를 멋진 싸움꾼이라 여기고 싶었지만, 사실은 골드문트가 평화를 대단히 존중하고 모범 생도의 영예를 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수도원에는 골드문트가 진심으로 끌리는 사람이 둘 있었다. 그들은 골드문트의 마음에 들었고 그의 생각을 자극했으며, 그들에게서 골드문트는 감탄과 사랑과 경외심을 느꼈다. 다니엘 수도원장과 수습 교사 나르치스가 그들이었다. 수도원장은 그에게 성자로만 여겨졌다. 그의 소박함과 선의,맑고 사려 깊은 눈기르 명령을 하고 다스리는 일을 겸허하게 받들어 수행하는 태도, 선의에 넘치고 차분한 몸가짐, 이 모든 것이 단번에 골드문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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