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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의 세설신어] [157] 색은행괴 (索隱行怪)

  •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 입력 : 2012.05.08 22:0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정조가 묻는다. "어이해 세상의 격은 점점 낮아지고, 학술은 밝아지지 않는가? 색은행괴(索隱行怪), 즉 은미한 것을 찾고 괴상한 일을 행하는 자가 있고, 한데 휩쓸려 같이 더러워지는 자도 있다. 천인성명(天人性命)의 근원에 대해 말은 하늘 꽃처럼 어지러이 쏟아지지만, 행동을 살펴보면 책 속의 의리와 맞아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일이 생기기 전에는 존양(存養)할 줄 모르고, 숨어 혼자 지낼 때는 성찰할 줄 모른다. 고요할 때는 어두워져서 단단한 돌처럼 되고, 움직였다 하면 제멋대로 굴어 고삐 풀린 사나운 말의 기세가 된다. 심지어 아무 거리낌 없는 소인이 되기도 한다. 이제 옛 습관을 통렬히 버려 마침내 좋은 것을 가려 굳게 붙들고, 덕을 닦아 도가 응축되게 하려면 어찌 해야 하는가?"

    다산이 대답한다. "어찌 된 셈인지, 후세의 배우는 자들은 지(知)만 서두르고 행(行)은 힘쏟지 않습니다. 자취만 찾을 뿐 마음은 구하려 들지 않습니다. '중용'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성(誠)' 자의 공부는 계신공구(戒愼恐懼), 즉 경계하고 삼가고 두려워하고 위태로이 여기는 것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감춰진 허물과 그윽한 곳에서의 어둡고 사특한 짓은 밝은 임금도 살피지 못하고, 어진 관리도 밝혀낼 수가 없습니다. 형법으로도 징벌하지 못하고, 훼방으로도 공격하지 못합니다. 몰래 자라고 가만히 싹터서 은밀히 퍼지고 야물게 결속되어, 금하거나 막을 사람이 없습니다. 어째서입니까? 사람의 마음이 어리석고 완악해서 천지에서 이치를 환히 밝힐 능력이 없다고 여겨 방자하게 아무 거리낌 없이 겉으로 선한 체 하면서 속으로 간악하기 때문입니다."

    다산의 '중용책(中庸策)'에 보이는 질문과 대답이다. 발췌해서 읽었다. 다산은 이어 삼가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품어 안일하고 방자함이 없고, 어리석고 조급함을 버려 인욕의 사(私)를 막고 천리의 공(公)을 보존하는 방법과 단계에 대해 더 길게 설명했다.

    '색은행괴'는 '중용'의 말이다. 다른 목적을 위해 구석진 것을 찾고 괴상한 짓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멋모르고 그들을 칭찬한다. 하지만 공자는 "나는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당시 임금과 신하 사이에 오간 문답을 눈앞의 일에 겹쳐 본다. 나는 인간이 발전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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