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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도서] 글자전쟁

김진명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주인공이니까 우주가 도와주는구나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주인공의 개과천선인가? 아니면 한자를 만든 주체가 중국이 아니라, 우리민족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글자 답()자를 지키자는 주장인가?

 

참고로, 이 책의 띠지에 나온 선전 문구는 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

 

<유일하게 남은 한 글자, ()을 지켜라!>

 

이 책에 나오는 전준우의 소설에서 답()자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답자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글자가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유일하게 남은 한 글자, 라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이미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한자로 여겨지는 것들로는 논 답()’외에도 이름 돌()’, ‘시집 시()’, ‘집터 대()’, ‘땅 이름 점, 또는 재()’, ‘땅이름, 엇시조 엇()’ 자가 있다.

 

액자에 해당되는 소설에 관하여

 

액자에 해당되는 소설 - 이태민이 주인공인 부분- 은 그야말로 엉성하기 짝이 없다. 현실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주인공을 설정해 놓고 있다. 이 소설을 이끌고 나가는 주인공 이태민 무기중개상- 은 수퍼맨에 버금가는 인물이다.

 

그는 록히드마틴의 이사회에서 발언하여 기립박수를 받고(20),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는 경지에 이른다. 어디 그뿐인가놀라운 분석 한가지로 그는 일약 미국 정보계통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로 부상(24) 하게 된다는 설정은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독자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무리수가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무리수는 또 있다.

초반부에서 최현지 검사는 이태민을 악질 범죄자로 간주하고 아무리 비싼 변호사를 써도 판사가 징역 5년 이상 때리지 않을 수 없게 영장 초안을”(55) 잡으라고 하는데, 후반부에는 아무런 이유없이 사람이 바뀐다.

 

지난번에 몰아세운 건 수사기법이니 이해”(341)해 달라고 하면서, 봄바람이 부는 형국이 펼쳐진다. 그리고는 무죄방면! 그야말로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일이 생기겠는가?

 

또 다른 예도 있다.

도서관 열람실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던 태민에게 한 노인이 다가와 말을 붙이고, 말을 나눈 다음에 얼마동안 대화가 오갔을까? - 그 노인이 태민에게 베이징 대학의 인문학 심포지움에 와서 발표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왜 태민에게 모든 일은 그런 식으로 풀려가는 것일까?

 

이유는 단하나, 그가 소설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설은 그렇게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을 그런 식으로 구출해서는 안된다.

 

독자들은 합리적이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런 식으로 결말을 만들어 버리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또 주인공의 변화를 보자.

초반에 그는 대갈통에 돈밖에 든게 없”(16)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그를 가르친 담임교사는 그를 이렇게 평가한다.

머리는 놀라울 정도로 비상하나 인문학적 소양이 극도로 결여되어 있음”(16)

 

그랬던 그가 전준우가 남긴 소설을 읽고 사람이 바뀐다.

소설의 힘인가?

 

그는 자기 자신의 변화를 이렇게 정리한다.

<자신이 동이족의 문명을 밝히고 잃어버린 은나라와 은자를 추적하면서 도서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인생의 길을 깨달았다>(340)

 

그래서 포세이돈 무기 구매건에서 보장된 이익도 포기(340)하려는 경지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는 그렇게 변한 그를 그냥 보내지 않는다.

구매 승인이 난 것, 그래서 그는 꿩도 먹고 알도 먹게 된다. 위대한 승리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얼마 전에 읽은 서민 교수의 글이 생각난다.

<소설은 말 그대로 허구의 이야기지만, 그게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독자를 소설에 빨려들게 하려면 등장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배경이나 사건이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야 한다.>(서민, 서민적 글쓰기, 64)

 

물론 그렇게 말한 서민교수는 소설을 말아먹었다. 반면 이 책은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라있으니, 참 기기묘묘한 세상이다.

 

사족, 마지막 문장을 보자.

그러고는 멋지게 몸을 돌려 검사실 밖으로 나섰다.”(343)

 

저자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하는 것이 멋지게몸을 돌리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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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예전에 저자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나네요. 이 책도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별로라고 평하시니 ... 읽어볼 생각 말아야 하나요? ㅎㅎ

    2015.09.24 14: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seyoh

      아닙니다. 읽어보시고,
      다른 서평과 다른 이 서평이 과연 다른 서평과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주시기를^^

      2015.09.24 15:34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