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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삶의 의미 찾기

 

등록 :2016-05-26 20:07수정 :2016-05-27 10:13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무신론자의 시대>는 니체의 선언 이후 130여년의 세계, 특히 서구 세계가 빠져든 충격과 새로운 삶의 의미 찾기를 다룬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해 충격을 던졌다. <무신론자의 시대>는 니체의 선언 이후 130여년의 세계, 특히 서구 세계가 빠져든 충격과 새로운 삶의 의미 찾기를 다룬다.

“신은 죽었다” 니체 선언 뒤 130년
‘신 없이 살아가는 법’ 거대 서사로

 

 

 

살아가는 의미 요체 접할 수 있어

무신론자의 시대
피터 왓슨 지음, 정지인 옮김
책과함께·3만8000원

 

피터 왓슨은 저서 <무신론자의 시대>(The Age of Nothing)에서, 제목 그대로 “신 없이 살아가는 법, 세속적 세계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법을 알아내겠다는 포부”들을 살피는 것이 책을 쓴 목적이라며 덧붙인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남달리 대담한 일부 모더니즘 작가와 예술가, 과학자들도 건드린 적이 있지만, 내가 알기로 아직 한 번도 하나의 거대 서사로 통합한 적은 없다.” ‘하나의 거대 서사로의 통합’, 바로 이것이 <무신론자의 시대>가 다른 책 또는 언설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는 얘기다.

 

1882년 프리드리히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이후의 세계를, 왓슨은 심리학자 스티브 스튜어트윌리엄스의 <다윈, 신, 삶의 의미>를 인용해 이렇게 요약한다.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주는 전적으로 자연적이고 또 그런 의미에서 우연적이므로 삶에는 어떤 목적도 있을 수 없고 각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의미를 제외하고 다른 어떤 궁극적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 책은 니체의 그 선언 이후 지금까지 130여년의 세계, 특히 서구 세계가 빠져든 충격과 새로운 삶의 의미 찾기를 다룬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얘기한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닌 환경 속으로 ‘던져진’ 존재들이며 (…) 고유한 인간 본성이나 본질 같은 것은 없고, 이러한 본질의 결여에 직면한 채 그 규칙들을 배우는 동안 우리는 또한 언젠가 우리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삶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가 결단성임을 뜻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 생각들의 산물인 것 못지않게 우리의 결정과 행위의 산물이다.”

 

 책에는 이런 인용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왓슨은 “무신론과 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서 다른 삶의 방식, 곧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형태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사람들, (…) 초자연적 초월이라는 개념을 상실한 바람에 생긴 필연적 결과라고 여겼던 그 무시무시한 궁핍을 극복할 방안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냈던 재능 있는 사람들화가, 소설가, 극작가, 시인, 과학자, 심리학자, 철학자의 작업을 폭넓게 개관”한다. <무신론자의 시대>가 지닌 매력의 포인트는 바로 그 언설들의 구체적인 내용과 발설자들을 골라내 그것이 어떤 시대상황과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밝히고 하나의 서사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점이다. 새롭지 않은 언설들도 그런 맥락 위에 놓이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니체가 선언한 것은 서구사회를 지배한 기독교 신의 죽음이었다. 그러나 이승과 저승, 천국과 지옥, 조상신이나 영혼 관념에서 보듯 인간 너머 영원불멸의 전지전능한 초월적 존재를 상정하고 있던 동아시아 등 비서구세계가 근대 이후 겪어야 했던 ‘신 없는 세계’의 충격은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그것을 그냥 받아들인 건 아니다. 다수는 여전히 기독교(종교)를 믿었고, 회의론자나 무신론자가 된 이들조차 지금까지도 전일성과 성취감 충만한 의미, 더 높은 것·초월·본질·우주적 신성함 등에 대한 감각을 선사했던 신이 없어진 세계, 그런 ‘거대 서사’ 박탈에 따른 불쾌와 공허, 공포, 의미의 결핍에 절어 ‘저 너머의 더 중요한 그 무엇’을 갈망한다.

 

도스토옙스키와 T. S. 엘리엇이나 사뮈엘 베케트 등도 “신이라는 관념이 사라진 뒤 남겨진 황량한 세계를 바라보며 느낀 참담함”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왓슨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그들보다) 더 용감한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신이 사라진 스산하고 암울한 황무지에서 허우적거리며 마냥 기다리는 대신, 자립과 창의성, 희망, 재치, 열정을 바탕으로 살아갈 방법을 구상하는 데 창조적 에너지를 쏟아부은 사람들, 워즈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탄만 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것에서 힘을 길어내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신의 죽음을 불안과 공포, 무의미가 아니라 해방과 의미, 행복의 코드로 읽어낸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묘미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 고심 끝에 찾아낸 다종다양한 ‘존재 이유’, ‘살아가는 의미’들의 요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플라톤적 절대이념이나 본질, 추상, 거대, 단일, 보편보다는 상대적이고 구체적이며 개별적이며 다양하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강조하는 그것들 중 다수는 닮았거나 의미상 중복되는 부분이 많지만, 꼭 같은 것은 없다. 답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구수만큼이나 많고 다르다. 독자들은 그 다양한 ‘선각자’들 나름의 ‘깨침’ ‘득도’를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는 데 힌트로 활용할 수 있다

 

그중 몇 가지. “삶의 목적은 자아를 확대하는 것 (…) 지적·도덕적 진보란 미리 세워져 있는 목적지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넘어서는 것이다.”(리처드 로티) “삶이란 매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완벽한 기쁨의 반성적 사례들 속에서 이뤄지며 (…) 삶의 목적은 사랑스럽고 사랑할 만한 것에 대한 자발적 긍정이어야 한다.”(조지 산타야나) “존재의 순간들은 단지 그 순간들일 수밖에 없고,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짧게 경험하는 고조된 강렬함뿐.”(버지니아 울프, 로베르트 무질, 유진 오닐, 사뮈엘 베케트) “삶은 불안과 따분함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다.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은 더 큰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운 행위를 하는 것이다.”(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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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무신론자의 시대>도 흥미로운 책이네요.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여파가 제 생각보다 크군요.
    니체가 죽었다고 말한 신은 부패한 기독교적인 신이 아닐까 제 나름으로 추측해보는데
    아직 잘 알지 못해서 관심을 두고 차츰 니체의 책들을 읽고 싶네요.^^

    2017.02.22 12:5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그런데 이 책 가격이 엄청 비싸네요.ㅎㅎ그만큼 두껍다는 건가 본데
      읽어볼 사기가 팍 꺽이는군요. ㅠㅠ

      2017.02.22 18:14
    • 파워블로그 아그네스

      이 책 관심이 가서 스크랩해 갑니다. 좋은 자료 감사해요~~

      2017.02.22 18:18
    • 파워블로그 seyoh

      ㅎㅎㅎ 저도 잘 몰라서, 그저 열심히 읽어 보려고 합니다, 니체의 사상은 워낙 심오해서 이해하기 어렵네요 ㅠㅠ

      2017.02.23 03:57
    • 파워블로그 seyoh

      우오와~ 책 값이 38,000원이면 비싼 편이네요, 다른 책의 두- 세 배가 되는데, 그 안에 그정도 가치가 있는 책이겠지요, ^ ^ 그래도 너무 비싸군요.

      2017.02.23 03:59
    • 파워블로그 seyoh

      같이 읽고 공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2.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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