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밝은 밤

[도서] 밝은 밤

최은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픈 자신을 내버려두고 떠나는 딸에게 ‘나도 데려가라’고 말하는 고조할머니의 두려움과 서운함에 이입했다가, 그렇게 어머니를 두고 떠나온 것을, 친구를 피란길로 떠민 것을 평생 미안해하며 살아온 증조할머니의 후회에 이입한다.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이악물고 딸을 홀로 키워냈지만 끝내 딸과의 틀어진 사이로 오랜 시간 홀로 지냈을 할머니의 삶을 안쓰러워 하다가, 어린 딸을 먼저 보내고 감히 그 일을 입에 담지도 못해보고 수십년을 살아온 엄마의 삶을 가여워한다. 그리고 지연의 삶으로, 잘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그 삶으로 빠져들어간다. 그 외에도 희자와 새비 아주머니, 명숙 할머니 등 여러명의 등장인물과 그 나름대로의 삶의 이야기들을 듣고 느껴보는 것만으로 벅찬 소설. ‘누구나 너만큼 힘들어’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삶을 여러번 살아보는 사람은 없으니까. 누구나 한 번 사는, 지금 사는 이 내 삶이 제일 와닿는다. 제일 아프다. 이 소설은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게 해준다. 남의 삶과 비슷해서, 남의 삶과 달라서가 아니라 그냥 내 삶이라서. 나보다 불행해보이는 사람을 동정하고, 나보다 행복해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내 유자차를 당신은 당신의 유자차를 마시며, 차가 식으면 유자향이 희미해질 때까지 뜨거운 물을 붓고 또 부으며, 마주앉아 말하고,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침묵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