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대학교 때 '식품재료학' 강의 시간에 '과채류' 단원에서 토마토를 다뤘었다. 과채류.. 과일과 채소를 뭉뚱그려 분류하기 좋은 단어라고 생각했다. 토마토는 용도나 대화의 맥락에 따라 과일일 수도 있고 채소일 수도 있다. '분류'라는 단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결국 분류라는 것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지배하기 쉽게 하고자 만든 개념이다.

이 책은 제목이 참 흥미로웠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니. 엄청난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제목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었다. '우리가 물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물고기라는 이름으로 분류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물고기 중에는 서로 유사성이 극히 적은 종들이 있다. 이들을 같은 부류로 범주화한다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책은 과학에서의 분류학에 대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논문인가. 그렇지 않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한 사람의 일대기가 그려진다. 그렇다면 이 책은 전기 혹은 소설인가. 그렇지 않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어느새 필자가 자신을 드러내며 자기자신과 앞서 등장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몇몇 독자들은 그것을 이 책의 '반전'이라고 한다. 책의 후반부부터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므로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어쨌든 이 책을 어느 한 장르로 '분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점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손에 잡히지 않게 한다. 하지만 마지막장을 넘길 때에는 비로소 필자의 의도가 명확해진다. 서로 다르다고 분류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특히 인간을 향한 분류라면 그 기준은 어떠한 주관성이나 명확하지 않은 근거를 뒷받침으로 두어서는 안된다. 그 미흡한 분류를 근거삼아 사회적 차별이 있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모두 개개인의 모습을 한 한 인간으로 태어났을 뿐이다. 물 속에 사는 오징어는 오징어로 보고, 상어는 상어일 뿐이다. 이 넓은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피조물로서 겸손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