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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도서]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런 류의 제목은 위험하다. 정자세로 반듯하게 정신을 집중하여 독서해도, 완독한 이후에 공부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비슷한 제목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등이 있다.) 공부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호기롭게 덤벼들었다가는 공부에 대해 공부하기 보다는 공부 자체에 회의감을 느낄 공산이 크다. 그보다는 공부에 일가견 있는 공부 박사가 알려주는 공부 자세, 태도, 방법과 공부하는 삶이 각자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유의점 등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부담이 덜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서평에서 밝히듯 이 책은 저자의 지적 수준을 뽐내기 위해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며 쓰이지 않았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유쾌하고 유머있게 쓰였다. 그러나 쉽게 읽힌다고 해서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어쨌거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작성하기가 두렵다. 이 책에는 하나의 전체로서 책에 대해 말하기라는 제목으로 서평에 관한 설명이 있다. (수많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지만, 서평을 쓰는 행위도 공부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야 알았다.) 이 부분을 읽어 본 독자라면 (나를 포함하여) 서평을 함부로 작성하는 일에 대한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저자든 독자든 만에 하나 이 글을 읽는다면 이건 숙고된 서평이 아닌, 그저 지극히 개인적인 독후감상에 불과함을 미리 밝힌다. 하나의 전체로서 책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책의 극히 일부 내용에 주관 충만한 느낌을 더한 것이다.

 

당연히 독자로서의 나는 공부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기에 이 책을 읽었다. 공교롭게도 저자와 작은 교집합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학교를 떠나 있던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평생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야 하기에 비록 미력하게나마 나름의 노하우도 있고 공부의 당위와 필요를 절감하고 있지만, 공부다운 공부를 해 본 모든 이들 - 우리는 전부 한 때 학생이었다. - 이 어느 순간 반드시 깨닫는 진실, 즉 공부란 하면 할수록 어렵고,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말하는 순간 발생하는 공부와의 단절, 쌓여가는 지식보다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에 더 집중하게 되는 무지에의 역설, 이에 동반되는 좌절에 직면하고 말았다. 지나치리만큼 학구열과 교육열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공부가 무엇인지 학습한 적 없이 공부라 뭉뚱그려 불리는 무대에서 점수와 등급으로 표현되는 성취의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공부자들의 입장에서는 공부가 진정 무엇인지, 그리고 공부가 주는 희열을 아는 것도 사치다. 이런 현실에서 공부를 잘하는을 배우겠다고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므로 소위 공부의 왕도를 찾는 이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어떤 모양이든 공부란 평생 해야 하는 일임에 공감하고, 나무를 베는 일만큼이나 도끼날을 세우는 일의 중요함을 아는 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은 만족감이 매우 컸다.

 

공부의 사전적 정의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다. 그 단순한 의미에 의미를 더하여 생각을 모아 책 한 권으로 엮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 주변에는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지성 못지않게 용기도 필요하다. 그 일을 저자는 해냈다. ‘니들이 공부를 알아?’라는 현학적인 자세가 아니라 우리 이렇게 공부 한 번 해봅시다.’라며 친절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독려한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뻔하겠지.’라는 편견을 갖지 말고, ‘분명히 배울 게 있을거야.’라는 겸손함을 지니고 이 책을 읽어보자. 나와 당신이 무엇을 공부하든 평생 공부해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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