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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과학 기술에 다시 말을 걸다

[도서] 철학, 과학 기술에 다시 말을 걸다

이상헌 저/정재환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철학, 과학 기술에 말을 걸다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이다. 전작을 워낙 흥미 있게 읽었던 터라 이 책 역시 자세를 바르게 잡고 정독했다. 저자가 서문에서 던진 질문인 우리의 기술 문명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어떤 용감한 미래학자도 명확하게 주지 못했다. 본질적으로 인간의 편의를 위한다는 휴머니즘에 기초한 목적을 지닌 과학 기술은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 아니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눈을 감아 버린 결과 - 또 다른 수많은 문제들을 만들어 왔다. 결국 과학 기술 자체에 희망을 걸어서는 안 되며 과학 기술을 만들고 활용하는 사람에 대한 희망, 즉 인문학적 성찰이 요구된다.

 

이 책이 훌륭한 이유는 현재진행형인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인체 냉동 보존술, 재료공학, 우주 생물학, 신경공학,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의 발전 과정과 메커니즘을 철학적 사고와 연계하여 대상 독자인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은 이 셋 중 하나도 충족하기 어렵다. 저자의 훌륭한 통찰 덕분에 과학 기술에 말을 건 철학적 사유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었다.

독서 과정은 즐거웠으나 완독 후 책을 덮고 나서는 골치 아픈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보편화될 것이 분명한 자율 주행 자동차 사고, 누구의 책임일까? 로봇 저널리즘(을 비롯한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까?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기계인가?) 맞춤 아기, 유전자 선택은 정당할까? (정당하다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이며, 그 기준의 근거는 무엇인가?) 등 지금으로서는 다소 황당하며 한편으로는 앞선 걱정일수도 있지만,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확실한 날이 가까운 미래에 분명 다가오리라.

인류의 생존과 일상적인 생활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커다란 영향을 끼칠 사건과 현상을 통제하고 제어할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지만, 그러한 결정을 소위 전문가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과학 기술이 야기한 (그리고 야기할) 철학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이자 역량이며 창의력, 성장, 발전을 넘어서는 교육의 진정한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과학 기술과 인문학이라는 상이한 두 세계의 만남을 주선한 저자에게 감사하며, 많은 청소년과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동일한 고민을 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나서 하버마스가 말한 담론의 소통을, ‘요나스가 말한 공포의 발견술을 활용하여 과학 기술의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를 시도하자. 이 책 이후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철학은 과학 기술에 끊임없이 말을 걸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자가 서문에서 제기한 우리의 기술 문명은 어디로 갈 것인가?’의 답은 이미 우리의 선택 안에 내재해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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