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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인생론

[도서] 열일곱 살의 인생론

안광복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7살의 나는 어떤 삶을 꿈꾸며 어떤 인생을 살고 있었는가? 기억을 더듬어보면 꽤 외로웠던 것 같다. 세상을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려면 사람들이 보다 윤리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고, 내 또래나 나보다 나이 많은 이들을 윤리적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 그래서 자라나는 미래세대들을 윤리적으로 성숙해지도록 도와주는 윤리교사를 꿈꿨고, 윤리교사가 되면 재미는 없지만 보람은 있을 것 같아 다른 분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그 꿈 하나 바라보고 나름 성실하게 입시 공부하며 지냈지만, 이런 나의 생각을 알아주는 이도, 함께 뜻을 같이 할 동반자도 없이 홀로 지냈다. 자아실현이라는 이상을 향하면서도 대학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과 다짐을 반복하며 한 걸음씩 내딛는 일상이 누적되다가 정신 차려보니 상처 투성이의 40대 아저씨가 되었다. 윤리교사라는 직업을 얻었으니 결과적으로 나름 행복한 사람이라고 위안하지만 인생의 봄에 해당하는 시기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어느새 태양빛이 작열하는 여름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후회가 교훈이 되려면, 의미가 있으려면 역시 내가 아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향해야만 한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열일곱 살에 닥쳤던 문제들을 한 번도 이겨낸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이 부끄러워 당시의 고민들을 학생들과 나눈 적도 없었다. (변명하자면 주어진 시간에 가르쳐야 할 교과 내용의 진도 나가기에도 빠듯했다.) 그러니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 시험에 나오지는 않지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주제들, 이제 나누고 학생들 스스로가 자기 나름의 가치관을 세워 하나씩 적용하고, 배워가고, 때로는 좌절하다가도 결국 이겨내고, 그러한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열일곱 살의 내가 순수하게 꿈꿨던 윤리교육의 본질이었다.

나의 롤모델이자 철학교사인 저자가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고민하고 또 저자가 고민했던 15가지 주제를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냈다. , 짝사랑, 열등감, 의미, 가치관, 적성, 인생 진도표, 말하기와 글쓰기, 중독, 이미지 메이킹, 용서, 변화, 관계, 성욕, 애도. 경중에 차이는 있겠지만 학창시절 누구나 흔들렸을,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주제들이다. 누구는 이 중 하나에 인생을 걸고, 누구는 이 중 하나 때문에 균형 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 대다수는 불확실한 미래와 현실의 요구 앞에서 이 주제들을 직면하지 않고 외면한다. 자기만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뜬구름 잡는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으려면 실제 삶과 연결되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의 전공인 철학에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 결과 성장을 위한 철학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저자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을 지녔던 학생들이 부러웠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약에 내 나이 열일곱에 저자 같은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이 책이 쓰여진지 10년도 더 지났으니 당시 학생들은 지금 곧 서른을 앞둔 청년들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인생도 순탄하기만할 수는 없지만 저자와의 수업을 기억하고 있다면 잠시 넘어지더라도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으리라. 저자와 저자의 제자들을 부러워하는 건 여기까지 하고 이제는 나도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초라한 열일곱 살의 인생이 누군가에게 길이 되도록, 무의미하게 지나가지 않도록, 교실에 들어서면서 열일곱 살의 나에게, 그리고 지금 열일곱 살의 청춘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너의 두려움을 나와 함께 풀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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